문화재委,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유물 3건 해체 등 조건부 가결
2026년 개관 예정인 국립충주박물관 '대표 유물' 전망
국보 '충주 정토사지 홍법국사탑' 해체한다…"충주 이관 준비"
독특한 형태와 섬세한 조각이 조화를 이루는 국보 '충주 정토사지 홍법국사탑'이 고향인 충주로 내려갈 준비를 한다.

25일 문화재청에 따르면 문화재위원회는 최근 회의를 열어 국보 '충주 정토사지 홍법국사탑'과 보물 '충주 정토사지 홍법국사탑비'·'제천 월광사지 원랑선사탑비'를 해체해 수장고에 격납하는 안건을 조건부 가결했다.

충주 정토사 옛터에 있었던 홍법국사탑은 고려시대 승려 홍법국사의 사리를 안치한 승탑이다.

홍법국사는 통일신라 신덕왕(재위 913∼917)대에 태어나 12살의 나이에 출가한 것으로 전한다.

당나라를 다녀온 뒤 선(禪)을 크게 일으켰으며, 고려 목종(재위 997∼1009) 때 지덕이 높아 나라의 스승이 되는 승려에게 내리던 최고 칭호인 '국사(國師)' 칭호를 받았다.

국보 '충주 정토사지 홍법국사탑' 해체한다…"충주 이관 준비"
1017년 조성된 것으로 추정되는 이 탑은 둥근 공 모양의 몸돌이 특징이다.

전체적으로는 8각형을 기본으로 하는 신라의 탑 형식을 보여주지만, 공 모양의 몸돌을 더해 새로운 기법을 보여주는 탑으로 여겨져 1962년 12월 국보로 지정됐다.

홍법국사의 행적과 제자의 이름이 기록된 홍법국사탑비와 함께 1915년에 서울 경복궁으로 옮겨졌으며, 현재는 국립중앙박물관 야외 석조물 정원에서 전시하고 있다.

제천 월광사지 원랑선사탑비는 통일신라 후기의 승려인 원랑선사(816∼883)의 행적을 기록한 탑비다.

월광사 옛터에 전해오다 1922년 경복궁으로 옮겨졌고, 지금은 박물관 상설전시관 내 역사의 길에 전시돼 있다.

국보 '충주 정토사지 홍법국사탑' 해체한다…"충주 이관 준비"
박물관 측은 2026년 개관할 예정인 국립충주박물관의 '대표 유물'로 선보이고자 유물 이관을 준비하고 있다.

박물관은 국가지정문화재 현상변경 허가 신청을 내면서 "국립충주박물관 이관을 위한 사전 준비 작업"이라며 "해체 및 수장고 격납 작업은 올해 7∼9월에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문화재위원회 결정에 따라 박물관은 조만간 작업에 나서 탑과 탑비를 구성한 부재를 해체하고 받침대에 고정한 뒤 수장고에 보관할 예정이다.

유물을 옮기는 작업은 국립충주박물관이 개관되기 전인 2025년 하반기에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유물을 수리하거나 옮기려면 문화재위원회의 심의를 다시 받아야 한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이번에는 유물 해체와 수장고 격납 여부만 결정한 것"이라며 "이 밖에 유물 수리·보수 등 현상변경 행위가 필요한 경우 다시 심의를 거쳐야 한다"고 설명했다.

국보 '충주 정토사지 홍법국사탑' 해체한다…"충주 이관 준비"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