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영아유기' 사건에 입 모아 "임신·출산 부부에게 예방 교육 강화해야"
2021년 울산 첫 유니세프 아동친화도시 인증 북구, 아동친화사업 아동의회 운영
"학대·유기 다신 없어야합니다"…울산 아동의회 한목소리 냈다
"자기가 책임져야 할 아이를 무책임하게 버리면 안 되잖아요.

"
24일 울산 북구 제5대 아동의회 발대식에 참석한 농소중학교 2학년 장화원 양의 목소리가 커졌다.

장 양은 지난 4대 아동의회 우수의원으로 선정돼, 표창을 받기 위해 이날 발대식에 참석했다.

아동의회는 만 18세 미만 아동들이 직접 아동문제를 논의하고, 사업을 구상해 아동 정책에 반영될 수 있게 하는 기구다.

이날로 5대째를 맞은 울산 북구 아동의회 발대식 현장에서 만나본 서른 명 아동의원들의 최대 관심사는 아동 유기·학대 문제였다.

지난 22일 울산에서는 한 아파트 단지 쓰레기 수거함에서 영아 시신이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서는 사건이 있었다.

장 양은 "아기에게는 부모밖에 없는데, 그냥 버리거나 학대하고, 자기가 원하는 대로 조종하려 하면 절대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아동의회에 첫발을 디딘 연암초등학교 2학년 손건우 군도 "아동학대와 학교폭력에 관심이 많다"며 "아기들이 학대로부터 보호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아동의원들은 학대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부모들에게 관련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아동의원으로 3대째 일하게 된 호계고등학교 1학년 이혜빈 양은 "요즘 뉴스에서 아동학대, 유기 소식이 많이 나오는데 그런 걸 보면 화가 난다"며 "임신·출산한 부부를 대상으로 아동학대·유기 예방 교육을 받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양은 "지난 4대에서는 엘리베이터에 아동학대 예방 스티커를 부착하는 사업을 제안했었는데 아쉽게 채택되지 않았다"라며 "5대 의회에서는 더 열심히 해서 우리 제안이 실제로 정책에 반영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농소중학교 1학년 이슬현 군도 "직장같이 공적인 공간에서 아동학대 예방 교육을 하면 학대가 줄어들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 2021년 12월 울산 최초 유니세프 아동친화도시로 인증받은 북구는 아동친화사업 일환으로 아동의회를 운영해오고 있다.

지난해에는 아동학대 예방 정책을 구상해 발표하고 구청에 제안서를 전달하기도 했다.

북구는 아동의원들의 목소리를 잘 듣고 아동정책에 최대한 반영해보겠다는 입장이다.

이날 발대식에 참석한 김정희 북구의회 의장은 "여러분이 이끌어 갈 미래를 기대하며 작은 소리에도 귀 기울이고, 다양한 의견이 정책에 반영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며 "아동의원 여러분이 지역과 학교를 대표한다고 생각하고 적극적으로 활동해주길 바란다"고 했다.

북구청 가족정책과 이동걸 주무관은 25일 "아동의회는 아동이 직접 자신들에게 영향을 미치는 정책을 만든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이번 5대에서도 아동들이 다양한 사업을 기획하고 추진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