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온 지속·강수량 부족 영향…강변 가까울수록 농도 진해
환경단체 "낙동강 수문 열어야" vs 환경부 "당장 개방 계획 없어"
올해 첫 조류 경보 경계 발령 낙동강, 녹조 곰팡이 '둥둥'
낮 최고 기온이 30.5도까지 오르며 무더운 날씨를 보인 23일 오후 경남 함안군 칠서면과 창녕군 남지읍 경계에 있는 낙동강 칠서지점은 초록 물감을 풀어놓은 듯 녹조가 확산한 상태였다.

이곳은 환경부가 전날 조류(녹조) 경보 단계를 '관심'에서 '경계'로 상향한 지점이다.

총 3단계로 발령되는 조류 경보는 유해 남조류가 2주 연속 mL당 1천개를 넘어서면 '관심', 1만개 이상이면 '경계', 100만개를 넘어서면 '대발생' 경보가 내려진다.

올해 첫 '경계' 단계가 발령된 현장은 상류에서 하류까지 녹조가 퍼져 있었다.

색이 진할수록 유해 남조류 세포의 밀도가 높고, 녹조가 악화한 상태다.

강변과 가까울수록 농도가 진했다.

강변에는 곰팡이 같은 녹조 알갱이가 강물을 뒤덮었다.

낙동강이 한눈에 보이는 남지대교에서 바라본 강물 색은 주변 들판의 색과 구분되지 않을 정도의 진한 초록이었다.
올해 첫 조류 경보 경계 발령 낙동강, 녹조 곰팡이 '둥둥'
이 지점은 지난 8일 올해 처음 조류 경보가 발령된 곳이기도 하다.

지난해와 같은 달 16일에 첫 조류 경보가 내려진 것과 비교해서 한 주 빠르다.

원인은 계속되는 고온과 강수량 부족 때문이다.

이 지점은 2주 연속 mL당 세포 수가 1만개를 넘었다.

지난 12일에는 mL당 유해 남조류 세포 수가 3만3천499개, 19일에는 1만5천220개를 기록했다.

이런 녹조 현상에 대해 환경단체는 낙동강 수문을 개방해 녹조 문제를 해결하라고 주장하지만, 정부는 당분간 수문 개방 계획이 없다는 입장이다.

환경단체인 낙동강네트워크 관계자는 "당분간 녹조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정부는 낙동강 수문을 열어 강의 자연성을 회복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낙동강을 식수원으로 사용하는 영남권 주민의 불만과 불안감이 커질 것이다"며 "수문을 반드시 개방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녹조 실태를 알리며 정부에 낙동강 수문 개방을 요구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환경부 관계자는 "올해 녹조가 빨리 발생한 것은 예년에 비해 기온이 높고 장마가 늦어지는 특수성 때문이다"며 "당장 수문을 개방해 수위를 낮출 계획은 없다"고 설명했다.

또 "칠서지점 상류에는 칠서산업단지 취수장이 있어 보 개방으로 이곳 수위가 낮아지면 취수하는 데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올해 첫 조류 경보 경계 발령 낙동강, 녹조 곰팡이 '둥둥'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