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합작 영화 '시 히어 러브' 홍보차 방한…"한일 스태프 열정 담아" 지고지순한 사랑 그려…아름다운 영상과 감성적인 음악도 특징
"학창 시절 러브 스토리 영화를 많이 보진 않았는데, 유일하게 본 게 이재한 감독님의 작품('내 머리속의 지우개')이었어요.
그걸 보고 팬이 됐는데 이 감독님과 함께 작업할 수 있다니, 꿈꿔온 일이라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흥분했죠." 22일 서울 강남구의 한 호텔에서 만난 일본의 대표적인 스타 야마시타 도모히사(38)는 이재한 감독이 연출한 '시 히어 러브'(SEE HEAR LOVE)에 캐스팅됐을 때를 이렇게 회고했다.
한국에서도 인기가 많아 '야마삐'란 애칭으로 통하는 배우 겸 가수인 야마시타는 한일 합작 영화인 '시 히어 러브'의 홍보를 위해 한국을 방문했다.
이 영화는 난치병에 걸려 시력을 잃어버린 웹툰 작가 '신지'(야마시타 분)와 선천적으로 소리를 못 듣는 '히비키'(아라키 유코)의 사랑을 그린 로맨스물이다.
야마시타는 "한국과 일본 스태프 모두의 열정이 담긴 작품"이라며 "이 작품을 통해 두 나라의 언어와 문화의 차이를 뛰어넘어 인간 내면에 숨겨진 사랑을 표현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일본의 아이돌 스타 출신인 야마시타는 그룹 '뉴스'의 멤버로 널리 알려졌고, 일본의 인기 드라마와 영화 '내일의 죠'(2011), '근거리 연애'(2014) 등에 출연해 연기력을 인정받았다.
그의 로맨스 영화 출연은 6년 만이다.
가수로서 내한 공연을 한 적도 있는 야마시타는 한국 음식을 좋아한다며 삼계탕, 갈비탕, 설렁탕, 김치찌개 등을 한국어로 또박또박 발음하는 등 친밀감을 감추지 않았다.
그는 "최근엔 한국 드라마 '나의 아저씨'를 혼자 보면서 밤에 운 적도 있다"며 "(드라마 속) 형제들의 대화나 등장인물의 숨겨진 감정 같은 게 마음에 와닿았다"고 털어놨다.
마동석 주연의 '범죄도시'도 좋아한다는 야마시타는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우연히 마동석 배우를 본 적도 있다"며 "기회가 된다면 그의 작품에도 출연하고 싶다"고 말하기도 했다.
야마시타는 '시 히어 러브'에서 시력을 상실한 사람을 연기하기 위해 시각장애인들을 만나 지팡이를 짚고 다니는 방법을 익혔고, 고통과 절망을 어떻게 이겨냈는지 속 깊은 얘기도 들었다고 한다.
그는 "시각 장애나 청각 장애가 있는 분들이 표면적으론 장애가 있을지 모르지만, 부족한 만큼 얻는 것도 있다는 걸 작품을 통해 깨달았다"고 털어놨다.
또 "보이지 않아도 보여"라는 작품 속 신지의 대사를 인용하며 "신지가 눈으로 보지는 못해도 그만큼 사람의 체온을 잘 느낀다든지, 딴 사람보다 따뜻함을 잘 느끼는 그런 면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야마시타의 상대 역을 맡은 아라키 유코는 '시 히어 러브'에 대해 "다른 사람을 생각하고 배려하는 마음이 스스로를 얼마나 강인하게 만드는지, 다른 사람을 얼마나 강인하게 지탱하는 힘이 되는지 깨달을 수 있는 영화"라고 설명했다.
한일 합작 영화인 '시 히어 러브'는 카카오 웹툰에 연재돼 인기를 끈 '보지 못하고 듣지 못하고 사랑해'를 원작으로 제작됐다.
원작의 이야기를 충실히 따랐지만, 공간적 배경을 일본 도쿄로 옮겼다.
지고지순한 사랑을 그린 이 영화는 아름다운 영상과 감성적인 음악으로 눈과 귀를 사로잡는다.
야마시타가 직접 부른 주제곡 '아이 시 유'(I See You)는 공개 직후 일본 오리콘 차트 1위에 올라 주목받았다.
'시 히어 러브'는 지난 9일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에 공개됐다.
제작사 측은 "프라임 비디오 서비스가 안 되는 한국의 팬들을 위해 국내 OTT, 영화 배급사 등과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