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07회 국회(임시회) 제4차 본회의에서 국정에 관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했다.  /김병언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07회 국회(임시회) 제4차 본회의에서 국정에 관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했다. /김병언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보좌관의 ‘하드디스크 파기 의혹’을 수사하는 경찰이 22일 첫 고발인 조사를 진행했다. 이 대표의 보좌관은 이 대표가 지난 대선 출마를 앞두고 경기도지사직을 사퇴하던 무렵 도청 공무원에게 업무용 컴퓨터 파일을 삭제하도록 지시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22일 경기남부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오후 1시 30분부터 유튜브 채널 ‘백브리핑’을 운영하는 백광현 씨를 상대로 4시간가량 고발인 조사를 진행했다.

백 씨는 지난 2월 2일 이 대표와 그의 측근인 김현지 보좌관, 전 경기도청 총무과 직원 배소현 씨 등을 증거인멸 등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해당 사건은 당초 이 대표의 대장동 의혹을 수사하는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3부(부장검사 강백신)에 배당됐지만, 검찰이 같은 달 경찰에 사건을 이첩하면서 경기남부청이 수사하고 있다.

이 사건은 지난 1월 31일 백 씨가 자신의 유튜브 채널서 김 보좌관과 배 씨 간의 대화가 담겨있는 해당 녹취록을 공개하면서 불거졌다.

녹취록엔 김 보좌관이 배 씨에게 업무용 컴퓨터에 들어있는 파일을 삭제할 것을 지시하는 내용이 담겨있다. 김 보좌관은 파일 삭제에 이어 하드디스크도 교체하겠다는 계획도 말했다. 녹취록엔 앞서 이 대표의 대통령 선거 캠프에 간 직원들의 컴퓨터 하드디스크를 이미 교체했다는 것으로 해석되는 내용도 들어있다.

대장동 사건에 대한 검찰의 수사가 본격적으로 이뤄지던 시점에 김 보좌관이 관련 증거를 없애기 위해 의도적으로 컴퓨터 파일을 삭제하도록 지시했다는 것이 백 씨의 주장이다.녹취록은 2021년 10월 26일에 만들어진 것으로 파악됐다. 이날은 이 대표가 대통령 선거에 출마하기 위해 경기도지사직을 내려놓은 다음 날이다.

백 씨는 “대장동 사건과 관계있는 증거를 인멸했다는 점을 입증할 다른 정황도 확보했다”며 추가 고발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광식 기자 bume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