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합작 영화 '시 히어 러브' 홍보차 방한…"이재한 감독 팬"
"잘 시간도 없이 힘든 촬영이었는데, 한국 스태프가 매일 조금씩 일본 단어를 외우고 찾아와 웃기고 재밌게 해줬어요.

다들 정열적인 모습이었고요, 좋은 작품을 만들기 위해 함께 전력을 다했죠. 한국 스태프와 작품을 함께 만들 수 있게 돼 영광이라고 생각해요.

"
일본의 대표적인 스타로, 한국에서도 인기가 많아 '야마삐'란 애칭으로 통하는 배우 겸 가수 야마시타 도모히사(38)는 22일 서울 강남구의 한 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한일 합작 영화 '시 히어 러브'(SEE HEAR LOVE)의 제작 과정을 이렇게 회고했다.

야마시타는 이 영화의 홍보를 위해 한국을 방문했다.

'내 머리 속의 지우개'(2004)의 이재한 감독이 연출한 이 작품에서 야마시타는 주연을 맡았다.

'시 히어 러브'는 난치병에 걸려 시력을 잃어버린 웹툰 작가 '신지'(야마시타 분)와 선천적으로 소리를 못 듣는 '히비키'(아라키 유코)의 사랑을 그린 로맨스 영화다.

야마시타는 "한국과 일본 스태프 모두의 정열이 담긴 작품"이라며 "이 작품을 통해 두 나라의 언어와 문화의 차이를 뛰어넘어 인간 내면에 숨겨진 사랑을 표현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일본의 아이돌 스타 출신인 야마시타는 그룹 '뉴스'의 멤버로 널리 알려졌고, 일본의 인기 드라마와 영화 '내일의 죠'(2011), '근거리 연애'(2014) 등에 출연해 연기력을 인정받았다.

그의 로맨스 영화 출연은 6년 만이다.

가수로서 내한 공연을 한 적도 있는 야마시타는 한국 음식을 좋아한다며 삼계탕, 갈비탕, 설렁탕, 김치찌개 등을 한국어로 발음하는 등 친밀감을 감추지 않았다.

고교 시절 이 감독의 '내 머리속의 지우개'를 봤다는 야마시타는 "원래 감독님의 팬이기도 했고, 감독님과 함께 작품을 만들 수 있을 거라고 기대하기도 했다"며 "(캐스팅 제안을 받았을 땐) 제게 도전적이면서 보람을 느낄 수 있는 작품이라고 생각했다"고 털어놨다.

또 "감독님이 섬세한 표정이나 목소리 톤 같은 것까지 세심하게 봐줘 굉장히 신뢰하며 현장에서 촬영을 마칠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야마시타는 "시각 장애나 청각 장애가 있는 분들이 표면적으론 장애가 있을지 모르지만, 부족한 만큼 얻는 것도 있다는 걸 작품을 통해 깨달았다"고 말했다.

그는 "보이지 않아도 보여"라는 작품 속 신지의 대사를 인용하며 "신지가 눈으로 보지는 못해도 그만큼 사람의 체온을 잘 느낀다든지, 딴 사람보다 따뜻함을 잘 느끼는 그런 면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야마시타의 상대 역을 맡은 아라키 유코는 '시 히어 러브'에 대해 "다른 사람을 생각하고 배려하는 마음이 스스로를 얼마나 강인하게 만드는지, 다른 사람을 얼마나 강인하게 지탱하는 힘이 되는지 깨달을 수 있는 영화"라고 강조했다.

한일 합작 영화인 '시 히어 러브'는 카카오 웹툰에 연재돼 인기를 끈 '보지 못하고 듣지 못하고 사랑해'를 원작으로 제작됐다.

원작의 이야기를 충실히 따랐지만, 공간적 배경을 일본 도쿄로 옮겼다.

지고지순한 사랑을 그린 이 영화는 아름다운 영상과 감성적인 음악으로 눈과 귀를 사로잡는다.

야마시타가 직접 부른 주제곡 '아이 시 유'(I See You)는 공개 직후 일본 오리콘 차트 1위에 올라 주목받았다.

'시 히어 러브'는 지난 9일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에 공개됐다.

제작사 측은 "프라임 비디오 서비스가 안 되는 한국의 팬들을 위해 국내 OTT, 영화 배급사 등과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