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백 경사 살해 범인은 은행강도 이정학"…단독범행 결론(종합2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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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구 미제 남는 듯 했던 사건 해결…권총 발견하면서 수사 급물살
경찰 전담팀 꾸려 114일간 증거 분석…21년 만에 백경사 한 풀어 전북지역 주요 장기 미제사건인 '백선기 경사 피살사건' 범인이 대전 은행 권총 강도 사건을 저지른 이정학(52)으로 밝혀졌다.
사건 발생 21년 만이다.
이 사건은 최근까지도 별다른 단서가 없어 영구 미제로 남는 듯했으나 최근 결정적 제보가 경찰에 들어오면서 수사가 급물살을 탔다.
경찰은 제보 이후 증거 수집과 진술 확보를 통해 이정학의 단독 범행으로 결론짓고 수사를 마무리했다.
◇ 21년전 추석 연휴 파출소에서 살해된 경찰관
월드컵 열기가 채 가시지 않은 2002년 9월 20일 0시 44분께 전주북부경찰서 금암2파출소에서 백선기(당시 54세) 경사가 피를 흘린 채 숨져 있는 것을 순찰을 마치고 온 동료가 발견했다.
백 경사의 몸에는 흉기에 찔린 상처가 여러 곳 있었으며 허리춤에 차고 있던 실탄 4발과 공포탄 1발이 장전된 38구경 권총은 사라진 상태였다.
당시 경찰은 대대적 수사팀을 꾸려 300여명을 대상으로 탐문 조사를 진행했다.
별다른 소득이 없던 와중에 2003년 1월 전주의 한 음식점에서 절도를 저지른 20대 3명이 경찰에 붙잡혔다.
알고 보니 과거 이들은 백 경사 단속에 적발돼 오토바이를 압류당한 전력이 있었다.
경찰은 이들로부터 "백 경사를 살해했다"는 진술을 받아낸 뒤, 현장검증까지 진행했다.
그러나 이들은 이후 진술을 번복했다.
경찰의 강압에 의해 허위자백을 했다며 자신들은 백 경사 피살과 관련이 없다고 주장하면서 이들에 대한 수사도 더 진행할 수 없게 됐다.
경찰은 결정적 증거인 권총을 찾기 위해 공을 들였으나 여러 차례 수색에도 허탕을 치면서 사건의 진실은 영원히 묻히는 듯했다.
◇ 교도소에서 온 편지 한통이 결정적 단초 제공
사람들의 기억에서 백 경사 죽음이 잊힐 무렵인 지난 2월 경찰에 한 통의 편지가 도착했다.
편지를 보낸 이는 다름 아닌 '대전 은행 강도살인 사건'으로 1심에서 무기징역을 받은 이승만(53)이었다.
이승만은 '백 경사 총이 어디에 있는지 안다'며 울산의 한 여관방을 언급했다.
경찰은 이승만의 편지가 믿을 만하다고 보고 여관방을 수색해 천장에서 백 경사의 것과 일련번호가 같은 권총을 찾았다.
이승만은 백 경사를 살해한 인물로 자신과 같이 은행 강도를 저질러 징역 20년을 받은 이정학(52)을 지목했다.
진술에 따르면 이정학은 담을 넘어 파출소 후문으로 들어온 뒤 홀로 근무하던 백 경사를 흉기로 찔러 살해했다.
이후 백 경사의 권총을 빼앗고는 침입할 때와 같이 후문으로 나가 충남 논산을 거쳐 대전으로 도주했다.
이정학은 이승만의 이러한 주장을 부인했다.
자신을 찾아온 수사관에게도 백 경사를 살해하지 않았다면서 이승만의 증언이 허위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경찰은 이승만의 증언이 구체적이고 신빙성이 있는 점, 이정학의 번복된 진술에 모순이 있는 점, 총기가 울산에서 발견된 경위, 사건 현장에서 발견한 상흔 및 침입 흔적 등 여러 증거와 진술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이정학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결론냈다.
◇ 21년 맺힌 한 풀어준 동료들
전북경찰청은 백 경사 피살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형사과와 수사과 등이 포함된 전담팀(TF)을 꾸렸다.
권총 발견 이후 강황수 전북경찰청장이 "돌아가신 경찰관과 유족의 한을 풀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힌 이후 나온 조처였다.
경찰은 수감 중인 이승만과 이정학을 여러 차례 만나 각자 진술을 검증하고 방대한 과거 사건 자료를 분석했다.
수사 전문가들이 114일간 증거와 진술을 분석한 끝에 파출소에서 경찰관을 살해한 범인의 모습을 밝혀냈다.
수사팀에 참여한 경찰관들은 동료를 잔혹하게 살해한 범인을 늦게나마 검거한 데 대해 감회가 깊다고 전했다.
다른 사건을 해결할 때보다 이 사건의 범인을 밝혀낼 수 있었던 게 감사하다고 했다.
이후신 전북경찰청 형사과장은 22일 사건 브리핑에 앞서 "21년 전 안타까운 죽음에 대해 명복을 빈다"며 "유족에게도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잠시 고개를 숙였다.
전북경찰청은 조만간 수사를 마무리하고 이정학을 살인 등 혐의로 검찰에 넘길 예정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
경찰 전담팀 꾸려 114일간 증거 분석…21년 만에 백경사 한 풀어 전북지역 주요 장기 미제사건인 '백선기 경사 피살사건' 범인이 대전 은행 권총 강도 사건을 저지른 이정학(52)으로 밝혀졌다.
사건 발생 21년 만이다.
이 사건은 최근까지도 별다른 단서가 없어 영구 미제로 남는 듯했으나 최근 결정적 제보가 경찰에 들어오면서 수사가 급물살을 탔다.
경찰은 제보 이후 증거 수집과 진술 확보를 통해 이정학의 단독 범행으로 결론짓고 수사를 마무리했다.
◇ 21년전 추석 연휴 파출소에서 살해된 경찰관
월드컵 열기가 채 가시지 않은 2002년 9월 20일 0시 44분께 전주북부경찰서 금암2파출소에서 백선기(당시 54세) 경사가 피를 흘린 채 숨져 있는 것을 순찰을 마치고 온 동료가 발견했다.
백 경사의 몸에는 흉기에 찔린 상처가 여러 곳 있었으며 허리춤에 차고 있던 실탄 4발과 공포탄 1발이 장전된 38구경 권총은 사라진 상태였다.
당시 경찰은 대대적 수사팀을 꾸려 300여명을 대상으로 탐문 조사를 진행했다.
별다른 소득이 없던 와중에 2003년 1월 전주의 한 음식점에서 절도를 저지른 20대 3명이 경찰에 붙잡혔다.
알고 보니 과거 이들은 백 경사 단속에 적발돼 오토바이를 압류당한 전력이 있었다.
경찰은 이들로부터 "백 경사를 살해했다"는 진술을 받아낸 뒤, 현장검증까지 진행했다.
그러나 이들은 이후 진술을 번복했다.
경찰의 강압에 의해 허위자백을 했다며 자신들은 백 경사 피살과 관련이 없다고 주장하면서 이들에 대한 수사도 더 진행할 수 없게 됐다.
경찰은 결정적 증거인 권총을 찾기 위해 공을 들였으나 여러 차례 수색에도 허탕을 치면서 사건의 진실은 영원히 묻히는 듯했다.
◇ 교도소에서 온 편지 한통이 결정적 단초 제공
사람들의 기억에서 백 경사 죽음이 잊힐 무렵인 지난 2월 경찰에 한 통의 편지가 도착했다.
편지를 보낸 이는 다름 아닌 '대전 은행 강도살인 사건'으로 1심에서 무기징역을 받은 이승만(53)이었다.
이승만은 '백 경사 총이 어디에 있는지 안다'며 울산의 한 여관방을 언급했다.
경찰은 이승만의 편지가 믿을 만하다고 보고 여관방을 수색해 천장에서 백 경사의 것과 일련번호가 같은 권총을 찾았다.
이승만은 백 경사를 살해한 인물로 자신과 같이 은행 강도를 저질러 징역 20년을 받은 이정학(52)을 지목했다.
진술에 따르면 이정학은 담을 넘어 파출소 후문으로 들어온 뒤 홀로 근무하던 백 경사를 흉기로 찔러 살해했다.
이후 백 경사의 권총을 빼앗고는 침입할 때와 같이 후문으로 나가 충남 논산을 거쳐 대전으로 도주했다.
이정학은 이승만의 이러한 주장을 부인했다.
자신을 찾아온 수사관에게도 백 경사를 살해하지 않았다면서 이승만의 증언이 허위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경찰은 이승만의 증언이 구체적이고 신빙성이 있는 점, 이정학의 번복된 진술에 모순이 있는 점, 총기가 울산에서 발견된 경위, 사건 현장에서 발견한 상흔 및 침입 흔적 등 여러 증거와 진술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이정학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결론냈다.
◇ 21년 맺힌 한 풀어준 동료들
전북경찰청은 백 경사 피살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형사과와 수사과 등이 포함된 전담팀(TF)을 꾸렸다.
권총 발견 이후 강황수 전북경찰청장이 "돌아가신 경찰관과 유족의 한을 풀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힌 이후 나온 조처였다.
경찰은 수감 중인 이승만과 이정학을 여러 차례 만나 각자 진술을 검증하고 방대한 과거 사건 자료를 분석했다.
수사 전문가들이 114일간 증거와 진술을 분석한 끝에 파출소에서 경찰관을 살해한 범인의 모습을 밝혀냈다.
수사팀에 참여한 경찰관들은 동료를 잔혹하게 살해한 범인을 늦게나마 검거한 데 대해 감회가 깊다고 전했다.
다른 사건을 해결할 때보다 이 사건의 범인을 밝혀낼 수 있었던 게 감사하다고 했다.
이후신 전북경찰청 형사과장은 22일 사건 브리핑에 앞서 "21년 전 안타까운 죽음에 대해 명복을 빈다"며 "유족에게도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잠시 고개를 숙였다.
전북경찰청은 조만간 수사를 마무리하고 이정학을 살인 등 혐의로 검찰에 넘길 예정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