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봄 백령도서 78마리 발견…평소 개체군 수준 유지
데굴데굴 풍덩…백령도 점박이물범은 입수할때 안걷고 뒹군다
'데굴데굴 풍덩.'
인천항에서 배로 4시간 걸려 도착한 백령도. 백령도 용기포구항에서 다시 15분 정도 물살을 가르면 물범바위가 나온다.

지난 19일 오후 2시 20분께 도착한 물범바위에서 만난 점박이물범은 물에 들어갈 때 발을 쓰지 않았다.

늦잠 자고 일어나 몸을 일으키기도 귀찮다는 듯 침대에서 바닥으로 굴러떨어지는 사람처럼 점박이물범도 옆구리를 활용해 바위에서 바다로 뒹굴뒹굴 굴러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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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점박이물범이 앞발을 사용해 바다로 걸어 들어가지 않고 옆구리로 굴러 들어가는 것은 신체 구조 때문이다.

물범류는 다리가 짧아서 몸을 일으킬 수 없다.

이는 물범류와 물개류를 구분하는 주요 특징 중 하나다.

물개류는 다리가 상체를 지지할 수 있을 만큼 길다.

또 다른 특징은 귓바퀴 유무다.

물범류는 귓바퀴가 없고 물개류는 귓바퀴가 있다.

환경부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이자 해양수산부 해양보호생물, 천연기념물인 점박이물범의 가장 큰 특징은 이름처럼 온몸을 덮은 점박이 무늬다.

11월께 번식을 위해 중국 보하이만(渤海灣)과 랴오둥만(遼東灣)으로 북상했다가 봄철에 내려오는 회유성 해양생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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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경우 백령도와 가로림만에서 볼 수 있다.

평균적으로 수컷은 29년, 암컷은 32년 산다.

과거 육지에 살았지만, 천적을 피해 바다로 터전을 옮겼다.

폐로 숨쉬기 때문에 30분 정도 잠수한 뒤에는 호흡하러 수면 위로 올라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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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물범바위는 점박이물범 40여마리로 가득 차 바위라기보다는 '침대'에 가까워 보였다.

최근 11년(2013∼2023년) 동안 백령도에서 관찰된 점박이물범은 봄철 기준 42∼185마리로 개체수 편차가 크지만, 먹이활동 중인 개체, 인근 군부대 포격 소음을 피해 이동 중인 개체, 기상 악화 영향 등을 고려하면 평년 수준을 유지하는 것으로 평가된다.

올해 5월 조사에서는 78마리가 발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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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박이물범을 위협하는 요인으로는 어족자원을 고갈시키거나 밀렵을 행하는 중국 어선, 폐어구와 해양쓰레기, 인간의 접근 등을 꼽을 수 있다.

점박이물범을 보호해야 하는 이유는 해양생태계 균형 유지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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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유류 전문가인 국립생물자원관 서문홍 연구사는 연합뉴스 통화에서 "한국 해양생태계에서 고래를 제외하고 최상위 포식자인 물범은 '우산종'"이라면서 "우산종엔 생태계를 조절하는 기능이 있다"라고 말했다.

우산종(Umbrella species)은 행동권이 넓고 먹이사슬 꼭대기에 있는 종을 말한다.

우산종이 사라지면 차상위 포식자 개체수를 조절할 수 없게 돼 전체적인 생태계 균형이 깨질 수 있다.

서 연구사는 "고래처럼 물범 배설물도 플랑크톤의 먹이원이 될 것으로 추정된다"라며 "물범이 사라지면 해양생태계 균형이 깨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데굴데굴 풍덩…백령도 점박이물범은 입수할때 안걷고 뒹군다
데굴데굴 풍덩…백령도 점박이물범은 입수할때 안걷고 뒹군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