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끝났는데도 지난해보다 관람객 1만명 줄어

경기 의정부시의 올해 음악극 축제는 시 승격 60주년인 데다 코로나 팬데믹에서 벗어나 일상을 회복하는 등 유리한 조건에도 관람객 수가 감소해 흥행에 실패한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의정부문화재단 등에 따르면 올해로 22회째인 의정부 음악극 축제는 예년보다 한 달 늦은 지난 10∼17일 열렸다.

이 기간 약 5만명이 다녀간 것으로 집계됐다.

이번 축제는 김동근 시장과 박희성 재단 대표 취임 후 처음 열린 데다 올해는 의정부가 시로 승격된 지 60주년 되는 해여서 기대가 컸다.

더욱이 지루한 코로나 팬데믹에서 벗어나 일상을 회복하면서 지자체들이 축제를 성황리에 마쳐 올해 의정부 음악극 축제도 관심을 끌었다.

그러나 관람객 수는 코로나 영향을 받은 지난해 음악극 축제 때 6만명보다 오히려 1만명 줄었다.

의정부시 승격 60주년인데 음악극 축제 흥행 실패
◇ 축제 정체성 실종…해외 초청작도 빠져
이 축제는 애초 재단이 기획하고 진행하는데 의정부시의 요구로 여러 이벤트를 집어넣다 보니 오히려 축제 정체성이 사라졌다는 지적도 있다.

음악극 축제는 전국에서 의정부가 유일한 데다 국내외 수준 높은 공연을 볼 수 있어 마니아와 시민들이 매년 5월을 기다릴 정도로 인기였다.

2018년 축제 때 영국 작품 '451'은 비 오는 날씨에도 관객이 몰리는 등 화려한 볼거리로 큰 인기를 끌었다.

이 작품은 타임지 선정 10대 야외 공연이다.

올해는 아쉽게도 해외 초청작이 빠졌다.

박 대표는 보도자료에서 "의정부예술의전당 리모델링 공사의 여파로 준비해 온 해외 공연과 좀 더 다양한 공연예술 프로그램을 선보이지 못해 안타깝다"며 "차기 페스티벌은 더 풍성하고 알찬 프로그램으로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의정부시 승격 60주년인데 음악극 축제 흥행 실패
◇ 시 승격 60주년·음악극 못 살린 퍼레이드
거리 퍼레이드도 빈축을 샀다.

2007년과 2012년에도 거리 퍼레이드가 진행됐으나 축제 성격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과 시민 불편 등 민원이 잇따르자 그동안 열지 않았다.

그러나 올해는 시 승격 60주년이라며 퍼레이드를 강행했다.

유동 인구가 많은 토요일 오후인데도 개막식 포함 약 2시간 행사를 위해 상권밀집지역 왕복 6차로를 12시간 넘게 막아 주변은 극심한 교통 혼잡이 빚어졌고 민원이 폭발했다.

퍼레이드에는 시민 대표 60명, 각 동 깃발을 든 시민, 고적대, 풍물단, 태권도팀 등이 참여했다.

음악극 공연팀은 27개 팀 중 2개 팀만 나왔다.

이를 두고도 퍼레이드가 음악극 축제 성격과 맞지 않고 의정부시 승격 60주년을 기념하기에도 부족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의정부시 승격 60주년인데 음악극 축제 흥행 실패
◇ 축제 주제 부각 안 돼…내년 주제도 미정
내년 주제도 발표되지 않았다.

의정부 음악극 축제는 매년 주제를 정해 메시지를 전달한다.

지난해에는 '거리로 나온 음악극, 지구를 노래하다'라는 주제로 열려 폐품을 활용한 공연팀과 해수면 상승·해양쓰레기 증가의 심각성을 노래한 공연팀 등이 무대에서 환경 메시지를 전했고, 폐막 때 올해 주제 '함께 존재하기'를 발표했다.

환경에 이어 공존 메시지를 전달하려는 의도였으나 올해 축제에서는 이런 주제를 찾아보기 어려웠다는 평가가 나왔다.

의정부문화재단 관계자는 "올해는 실내 공연과 해외 공연이 없어 관람객 수가 준 것으로 내부 평가했고 예술감독이 없어 내년 주제를 정하지 못했다"며 "빨리 예술감독을 정해 내년 축제를 준비할 것"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