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일당 자금 약속받은 의혹…혐의 전면 부인
검찰 '50억 클럽' 박영수 전 특검 소환…영장 청구 검토(종합)
대장동 개발업자들로부터 금품을 받기로 약속했다는 이른바 '50억 클럽' 의혹을 받는 박영수 전 특별검사가 검찰에 출석했다.

22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엄희준 부장검사)는 이날 오전 박 전 특검을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수재 등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 중이다.

검찰은 박 전 특검에게 대장동 민간업자들의 편의를 봐준 뒤 금품을 수수하기로 약정한 혐의 전반을 확인할 방침이다.

박 전 특검은 우리은행 이사회 의장으로 재직하던 2014년 11월 성남의뜰 컨소시엄에 우리은행이 지분 투자자로 참여하도록 해주겠다며 대장동 일당으로부터 200억원 상당의 땅과 상가건물 등을 약속받은 혐의를 받는다.

우리은행은 당초 성남의뜰 컨소시엄에 출자자로 참여하는 방안을 검토했지만 2015년 3월 심사부 반대로 최종 불참했고, 대신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에는 참여하겠다며 1천500억원의 여신의향서를 냈다.

그 결과 성남의뜰 컨소시엄은 민간 사업자 평가 항목 중 '자금 조달' 부분에서 만점에 가까운 점수를 받았다.

검찰은 이처럼 우리은행의 역할이 축소되면서 박 전 특검이 약정받은 금품 규모도 200억원에서 50억원으로 줄어든 것으로 의심한다.

검찰은 박 전 특검의 최측근인 양재식 전 특검보가 대장동 일당과 접촉하는 등 실무를 맡았다고 보고 지난 12일 소환 조사하기도 했다.

민간업자인 김만배·남욱씨와 정영학 회계사도 검찰에 양 변호사가 대장동 컨소시엄 구성에 도움을 주는 데 대한 대가를 요구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약정받은 것으로 의심되는 50억원이 박 전 특검에게 실제로 일부 지급됐다고 보고 자금 흐름도 추적하고 있다.

박 전 특검은 2015년 7월∼2016년 11월 화천대유자산관리 고문을 지내며 급여 명목으로 2억5천500만원을 받았고, 딸도 화천대유에서 11억원을 빌렸다.

이 돈이 약속받은 50억원의 일부일 수 있다는 것이다.

박 전 특검의 딸은 2021년 6월 화천대유가 소유한 대장동 아파트를 분양받아 8억원가량의 시세차익을 얻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검찰은 박 전 특검이 2015년 4월3일 화천대유 계좌로 이체한 5억원의 성격도 확인할 방침이다.

이 돈은 토목업자 나모씨에게서 나와 박 전 특검의 인척이자 대장동 분양대행업자인 이기성씨, 박 전 특검을 거쳐 김만배씨에게 전달돼 대장동 사업 협약체결 보증금으로 쓰였다.

검찰은 박 전 특검이 금품 수수를 담보 받을 목적으로 불필요한 '통로' 역할을 한 것 아닌지 의심한다.

김만배씨 등 관련자들은 검찰에서 박 전 특검이 보증금을 내기로 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박 전 특검이 이런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다.

검찰은 조사 결과에 따라 구속영장 청구도 검토할 방침이다.

박 전 특검은 이른바 '가짜 수산업자'에게 포르쉐 렌터카 등을 빌린 혐의로 2021년 8월 경찰, 2022년 10월 검찰에서 1번씩 소환조사를 받았고 '50억 클럽' 의혹과 관련해 이전 대장동 수사팀에 2021년 11월과 2022년 1월 모두 2차례 소환된 적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