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자 고용대책·부지 개발방안 "사전협의 없어" 난감
고려시멘트 장성공장 조기폐쇄 결정에 장성군 '당혹'
고려시멘트가 노조 파업과 경영악화 등을 이유로 전남 장성공장을 폐쇄하자, 부지 개발 방안을 함께 모색해온 지방자치단체가 "사전 협의가 없었다"며 당혹스러워하고 있다.

21일 장성군 등에 따르면 2019년 2월 19일 '고려시멘트 부지 개발모델 기본구상 및 타당성 조사 용역 공동수행 양해각서(MOU)'를 장성군과 체결한 고려시멘트는 개발계획을 확정한 시점으로부터 최소 10년간 장성공장 근로자의 고용대책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러한 약속은 근로자 해고 충격을 줄여달라는 장성군의 요청으로 이뤄졌다.

고려시멘트는 개발계획 확정 이후 행정절차가 진행되는 동안 정년퇴직자 자연감원 등으로 대량해고 우려를 없애겠다고 장성군에 설명했다.

신규 인원을 고용하더라도 근로자가 이직에 대비하도록 장성공장 폐쇄 방침을 사전 고지하겠다고 고려시멘트는 덧붙였다.

사측이 폐쇄를 결정한 이달 13일 기준 고려시멘트 장성공장의 근로자는 총 78명이다.

이 가운데 10여 명은 전남 영암 대불산단의 2공장으로 이동하지만, 나머지 인원에게는 해고 방침이 통보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사측은 해고자에게 8개월 치 급여에 해당하는 해고수당을 제시했고, 노조는 3년분을 요구하고 있다.

노조는 사측이 장성공장을 조기 폐쇄한 배경에 부지 개발 시점을 앞당기려는 속셈이 있다는 의혹도 제기하고 있는데, 담당 행정기관인 장성군은 "아무런 논의가 없었다"고 선을 그었다.

장성군과 고려시멘트가 공동으로 추진한 '장성공장 부지 개발모델 기본구상 및 타당성 조사 용역' 결과 주거·상업·관광휴양 시설을 조성하는 복합형 개발 방식이 제시됐으나 후속 절차는 아직 착수되지 않았다.

용역 과정에서 장성군과 고려시멘트는 장성공장 자산가치 평가를 별도로 했는데 사측은 재무제표상 토지가격, 광업권, 영업손실 등을 종합해 1천500억원대로 추산했다.

37만2천624㎡에 달하는 장성공장 부지를 택지로 분양할 때 3.3㎡(1평)당 300만원대의 가격이 형성되는 셈이다.

장성군은 주변 시세보다 높은 예상 분양가가 산출되자 사업성을 우려하고 있다.

장성공장 폐쇄 이후 부지 개발이 본격적으로 시작된다면 사유재산인 만큼 그 주체는 고려시멘트가 된다.

현재 고려시멘트 장성공장 부지는 아파트 등 주거 시설을 지을 수 없는 일반공업지역으로 지정됐다.

장성군 관계자는 "고려시멘트가 아무런 협의 없이 장성공장을 폐업한다고 신고했다"며 "향후 추이를 지켜보며 대책을 강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