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셔츠 '흠뻑'…최신식 건물 정부청사가 '찜통'인 이유 [관가 포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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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찍 찾아온 찜통더위에 정부 부처와 지방자치단체에서 근무하는 공무원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공무원들은 여름철 높은 습도를 고려하면, 28도라는 적정 실내 온도가 지나치게 높다고 하소연한다. 공공기관 온도를 규제하면서 이를 이용하는 민원인들의 불만도 커지고 있다.
정부청사를 관리하는 행정안전부 정부청사관리본부는 에너지 절약을 위해 공공부문이 모범을 보여야 한다는 입장이다. 지자체도 마찬가지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간혹 실내에 사람이 없어 시원하다는 느낌을 들면 ‘공무원들이 그래서 되느냐’는 민원이 들어온다”고 했다. 또 다른 지자체 관계자는 “국민 세금으로 먹고사는 공무원이 에어컨을 트는 것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민원까지 들어오는 상황에서 실내 온도를 낮췄다간 큰일 날 수 있다”고 털어놨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16일 비공개로 열린 확대간부회의에서 “업무 성과만 낼 수 있다면 반바지와 반소매 티셔츠, 심지어는 슬리퍼를 신는 것도 가능하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간 대기업에서도 아직까지 도입하기 어려운 파격적인 복장 실험에 나선 것이다.
실제로 일부 기재부 과장급 간부들은 평소엔 상의는 와이셔츠, 하의는 정장 바지를 입다가 오후 6시 퇴근 시간이 지나 사무실에서 야근할 때면 편한 바지와 옷으로 갈아입기도 한다. 이런 차림으로 국장에게 보고하는 경우도 있다고 했다. 한 과장급 간부는 “일과 시간엔 다른 부처와의 회의 등이 많기 때문에 편한 옷을 입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야근 때만이라도 편한 옷을 입는 것이 허용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