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두겸 울산시장 "재투자에 역량 집중…기업하기 좋은 도시 조성"
울산시의회, '기업인 조형물' 예산 삭감 의결…조례는 수정 통과
울산시의회는 21일 본회의를 열어 울산시가 제출한 제2차 추가경정예산안 중 논란을 빚었던 기업인 조형물 예산 250억원을 전액 삭감하는 내용의 수정 예산안을 의결했다.

이에 따라 울산시가 추진하려던 기업인 조형물 설치 사업은 전면 철회됐다.

시의회는 다만 이 사업과 관련해 울산시가 제출한 '위대한 기업인 등에 관한 기념사업 추진 및 지원 조례안'은 수정 가결했다.

수정한 내용은 '기념사업의 수혜 대상을 기업인뿐만 아니라 예술인·체육인·정치인 등 전 분야에 걸쳐 포괄적으로 확대하자'는 것이다.

시의회는 또 이 사업과 관련해 울산시가 조형물 부지 매입을 위해 시의회에 제출한 공유재산 관리계획안은 철회했다.

김두겸 울산시장은 추경 의결 후 인사말에서 "울산은 기업도시"라며 "대한민국과 울산을 우뚝 세운 기업 창업자들을 정중히 예를 다해 모시려고 했으나, 오히려 예를 다하지 못한 것 같아 이 자리 빌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 시장은 "그러나 기업들이 창업자 정신을 이어받아 변함없이 울산에 많은 관심을 가져 주고, 저 역시 시장으로서 울산에 재투자할 수 있도록 모든 역량을 집중하여 기업하기 좋은 울산을 만들어 가겠다"고 강조했다.

김 시장은 "추경 예산안 심사에 관심을 갖고 노력해 준 시의회에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앞서 김 시장은 지난 19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본래 취지와 진의가 퇴색했다"며 사업 철회 의사를 밝혔다.

그는 당시 "기업인 기념사업은 울산만이 할 수 있는 소중한 역사적·사회적 자산임에도 불구하고, 일부에서는 정파적 이해관계에 따라 정쟁의 대상으로 삼아 안타깝다"며 "일부 시민단체가 절차상 문제를 지적하는데, 시민단체에 허락받고 공론화를 거치는 것이 절차가 아니다"고 반대 단체를 비판하기도 했다.

한편 시는 이번 2차 추경 예산안에 '울산을 빛낸 위대한 기업인 기념사업'을 추진하기로 하고, 대지 매입 50억원과 조형물 설계·제작·설치 200억원 등 총사업비 250억원을 전액 시비로 확보하는 사업을 시의회에 제출했다.

조형물 건립 대상 인물로는 현대그룹 창업주 고 정주영 회장, SK그룹 고 최종현 회장, 롯데그룹 고 신격호 명예회장 등이 거론됐다.

조형물 높이만 30∼40m로 계획했는데, 설치 부지가 구릉지인 데다 조형물 아래에 놓일 기단까지 고려하면 일대에서는 어디서나 눈에 띄는 거대한 설치 작품이 될 것으로 예상됐다.

조형물 설치 사업이 알려지자 지역 야당과 일부 시민단체, 경제인 단체 등에서 찬반 논란이 일었고 울산시의회도 심사 과정에서 예산안을 삭감하고 부활하는 등 진통을 겪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