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합원 원해 금속노조 탈퇴…안전환경 조성, 복지후생 상향에 초점"
탈퇴까지 소송 등 우여곡절…조직형태 변경으로 기업별 노조로 출범
포스코자주노조 위원장 "변화한 시대에 맞게 노동 현장 바꿀 것"
"조합원들이 원해서 민주노총 금속노조를 탈퇴했습니다.

조직형태 변경 건이 소송에 휘말리면서 조합이 어려움을 겪었고 결과적으로 너무 늦어져서 조합원들께 죄송할 뿐입니다.

"
원형일 포스코 자주노동조합 위원장은 21일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탈퇴 이유와 소감을 묻자 이같이 답했다.

포스코지회 포항지부는 대의원총회와 고용노동부 포항지청 신고를 거쳐 지난 9일 민주노총 금속노조에서 탈퇴했다.

이어 지난 13일 상급 단체 없는 기업노조인 포스코 자주노조로 출범했다.

현재 포스코 내에는 대표교섭 노조인 한국노총 소속 포스코 노조와 함께 민주노총 금속노조 소속 포스코지회 광양지부가 있다.

포스코지회 포항지부가 금속노조를 탈퇴하기까지 우여곡절이 많았다.

지난해 10월 금속노조를 탈퇴해 기업별 노조로 전환하려고 대의원회를 소집했다가 금속노조로부터 임원이 제명됐다.

11월에는 찬반 투표를 진행해 69.93%의 찬성표를 얻었으나 고용노동부 포항지청으로부터 제명돼 소집 권한이 없는 선거관리위원장이 총회를 소집했다는 이유로 설립 신고가 반려됐다.

이후 경북지방노동위원회로부터 임원 제명이 부당하다는 판단과 포항지청의 제명 처분 시정 명령, 법원의 제명결의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 인용 결정 등으로 끝내 금속노조를 탈퇴하기에 이르렀다.

원 위원장은 "산별노조인 금속노조와 연대를 기대했지만 별다른 시너지 효과가 없었고 조합원은 10분의 1로 줄었지만 별다른 지원도 없었다"며 "탈퇴 이유를 찾기보다는 산별에 가입해야 하는 이유를 찾기 어려웠다"고 하소연했다.

그는 탈퇴 과정에서 금속노조로부터 징계 처분을 받은 데 대해 "노조 설립 초기에는 회사와 충돌로 30여명의 조합원이 중징계로 어려움을 겪었고 회사에 대응하기 위해 금속노조와 손잡았지만 금속노조는 말을 듣지 않는다는 이유로 임원을 부당하게 제명했다"고 말했다.

이어 "조합원 70%가 찬성하는 조직 형태 변경을 묵살하고 금속노조 지침을 따라야 하느냐. 금속노조는 회사보다 더한 대응으로 노조 임원과 대의원을 제명해 노동자는 안중에도 없는 산별단체"라고 비판했다.

포스코 자주노조는 금속노조와 마찰을 빚고 조합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많은 조합원이 탈퇴했다고 한다.

이 노조는 조직을 정비해 조합원을 늘리는 등 정상화에 나설 채비를 하고 있다.

목표를 묻자 원 위원장은 직원이 안전하게 일할 환경 조성, 일하는 사람보다 감시자가 더 많은 회사의 구조적 문제 개선, 복지후생 상향, 경영진 감시 등을 꼽았다.

그는 "시대가 많이 변했고 지금도 변하는데 노동단체와 산별노조 등은 옛날 투쟁방식을 고수하고 있고 포스코는 군대식 문화가 남아 있다"며 "이런 방식으로는 이른바 MZ세대, 그 후배 세대들과 절대 상생할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어 "노동 현장에서는 임금 투쟁보다는 복지, 인권, 교육, 성평등 등 삶의 질 향상과 관련한 다양한 요구가 많다"며 "변화한 사람과 시대에 맞게 노동 현장을 바꾸고 임직원 모두 웃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포스코자주노조 위원장 "변화한 시대에 맞게 노동 현장 바꿀 것"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