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반 황의조 투입 직후 선제골 넣고도 막판 실점…클린스만 부임 전 경기 실점
교체는 적중했는데…세트피스 수비 하나에 날린 클린스만 첫 승
3월부터 축구 국가대표팀을 맡은 위르겐 클린스만(독일) 감독이 애타게 기다리는 부임 첫 승이 막판 세트피스 수비 한 장면으로 날아갔다.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축구 국가대표팀은 20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엘살바도르와의 평가전에서 후반 한 골씩 주고받으며 1-1로 비겼다.

3월 초 한국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클린스만 감독은 3월 A매치 2연전(콜롬비아 2-2 무·우루과이 1-2 패)과 이달 16일 부산에서 열린 페루와의 평가전(0-1 패), 그리고 이날 엘살바도르전까지 4경기에서 2무 2패에 그쳤다.

상대 압박에 고전했던 페루전 패배 뒤 클린스만 감독은 이날 선발 4자리에 변화를 줬다.

최전방 공격수 오현규(셀틱)를 조규성(전북)으로 바꿨고, 이기제(수원)와 안현범(제주)이 나섰던 좌우 풀백에 김진수(전북)와 설영우(울산)가 배치됐다.

황인범(올림피아코스)의 중원 파트너는 원두재(김천)에서 박용우(울산)로 바뀌었다.

교체는 적중했는데…세트피스 수비 하나에 날린 클린스만 첫 승
2선엔 이강인(마요르카)-이재성(마인츠)-황희찬(울버햄프턴)이 나섰고, 센터백 조합은 박지수(포르티모넨스). 정승현(울산), 골키퍼는 김승규(알샤바브)로 유지됐다.

대표팀은 군사 훈련과 부상으로 소집되지 못한 주전 센터백 듀오인 김민재(나폴리)와 김영권(울산), 스포츠 탈장 수술의 여파로 벤치에 머문 공격의 핵심 손흥민(토트넘)이 빠진 가운데 페루전 때 조직력이 흔들리는 모습을 보인 바 있다.

며칠 더 담금질할 시간을 가진 뒤 이날은 70% 안팎의 볼 점유율을 이어가면서 빌드업 등에서 한결 원활해졌다.

이재성이 중앙에서 자유롭게 움직이고 이강인과 황희찬이 수시로 자리를 바꿔가며 유기적인 플레이를 꾀했고, 김진수가 활발히 공격에 가담하며 힘을 보탰다.

수비 상황에서 몇 차례 안일한 볼 처리로 상대에게 기회를 내주긴 했으나 경기를 대체로 주도했다.

하지만 전반엔 결실을 보지 못했다.

유효 슈팅 2개를 포함해 8개의 슈팅이 득점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교체는 적중했는데…세트피스 수비 하나에 날린 클린스만 첫 승
클린스만 감독은 후반전을 시작하며 이재성 대신 황의조(서울)를 내보내는 첫 교체 카드로 골을 노렸다.

황의조가 조규성과 최전방에 서며 포메이션이 4-4-2 형태가 됐는데, 이 선택이 4분 만에 선제골로 이어졌다.

황희찬이 왼쪽 측면에서 페널티 지역 안으로 공을 투입하자 이를 받은 황의조가 절묘하게 돌아서며 수비 견제를 피한 뒤 오른발 슛으로 골문을 열었다.

이후 박용우와 김진수가 연이어 부상으로 뛸 수 없는 상황에 놓이자 클린스만 감독은 이번 소집에 새로 발탁한 홍현석(헨트)과 박규현(디나모 드레스덴)을 내보내 새로운 자원을 실험할 기회도 가졌다.

후반 24분 황희찬과 조규성 대신 손흥민과 오현규를 투입해 손흥민의 컨디션을 점검하며 대표팀은 공세를 이어갔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며 클린스만 감독 체제 첫 '무실점'과 첫 승리가 손에 잡히는 듯했지만, 막판 한순간의 수비 집중력이 아쉬움을 남겼다.

후반 42분 프리킥 상황에서 공이 올라올 때 상대 알렉스 롤단을 놓쳐 헤더 동점 골을 내주고 만 것이다.

이로써 대표팀은 클린스만 감독 부임 이후 4경기에서 모두 실점을 기록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부임하며 "1-0으로 이기는 것보다는 4-3 승리가 좋다"며 공격 축구를 예고했는데, 초반 4경기 기록은 4득점 6실점, 그리고 무승에 그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