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청, 긴급 보존 처리 작업 끝낸 현판 7기 제자리 제막
"경포대가 본래 모습 찾았듯 이재민들도 빨리 일상 복귀하길"
지난 4월 강원도 강릉에서 발생한 산불로 급히 떼어내 옮겼던 강릉 경포대 현판이 제자리를 찾았다.

문화재청은 강원 강릉시와 함께 20일 오후 경포대 앞에서 현판 7기가 긴급 보존 처리를 마치고 무사히 돌아왔음을 알리는 귀향식을 열었다.

이날 행사에서는 문화재청 관계자의 현판 보존 처리 경과와 현재 상태 설명,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 최응천 문화재청장, 김홍규 시장의 격려사가 이어졌다.

이후 참석자들은 경포대 앞으로 자리를 옮겨 현판 제막식을 진행하며 고향으로 돌아온 현판을 맞이했다.

최 청장은 "경포대 현판이 50여일간의 보존 처리를 무사히 마치고 오늘 제자리를 찾게 됐다"며 "보물인 강릉 경포대는 시청과 소방 당국, 도 문화재 돌봄센터 등 관계자들의 헌신적인 노력으로 온전히 지켜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고생하신 모든 분에게 다시 한번 감사의 인사를 올린다"며 "경포대가 온전히 본래 모습을 찾았듯 아직 어려움을 겪는 이재민들도 빠르게 제자리로 돌아와 일상으로 복귀하길 진심으로 기원한다"고 덧붙였다.

강릉을 대표하는 명소인 경포대는 관동팔경(關東八景) 가운데 제1경으로 꼽힌다.

조선시대 문인인 송강 정철(1536∼1593) 등 여러 문인이 찾아 자연 풍광을 즐기며 수양했던 유서 깊은 장소로, 2019년 국가지정문화재 보물로 지정됐다.

그러나 올해 4월 11일 산불이 발생했을 때 경포대 주변 나무에까지 불이 붙자 문화재청과 강릉시 등은 현판을 떼어내 인근 오죽헌박물관으로 옮긴 바 있다.

당시 불은 경포호 주변에 있는 정자인 상영정이 전소될 정도로 피해가 컸다.

긴박한 상황에서 떼어낸 현판 역시 일부 틈이 벌어지거나 이음쇠 부분이 떨어진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문화재청은 현판을 대전 문화재보존과학센터로 보내 보존 처리 작업을 진행했다.

조선 후기 문인이자 서예가인 유한지(1760∼1834)가 썼다고 알려진 '경포대' 현판은 훈증과 세척 작업을 거친 뒤 일부 손상된 부분을 복원하고 색을 맞췄다.

1813년 경포대 화재 이후 중수(重修·건축물의 낡고 헌 부분을 손질하며 고침)한 뒤 썼다는 '경포대중수기' 현판은 떨어진 부분을 붙이고, 고리를 새로 달았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