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넘게 농악판을 지킨 두 명인의 첫 만남
30여 년을 농악판에서 세월을 보낸 유순자와 손영만 두 명인의 첫 합동 무대가 '2023 여우락 페스티벌'에서 펼쳐진다.

7월 19~20일 서울 국립극장 하늘극장에서 열리는 '추갱지르당'은 전라남도 무형문화재 호남여성농악-포장걸립 상쇠 보유자 유순자 명인과 국가무형문화재 김천금릉빗내농악 8대 상쇠 손영만 명인의 만남만으로도 기대를 모으는 공연이다.

유순자와 손영만 명인은 1990년대 중반 서울에서 만난 적은 있지만, 각각 전라도와 경상도에서 생활하는데다 활동 영역도 달라 함께 무대에 오를 일이 없었다. 일 년에 한두 차례 열리는 농악 명인전에서 각각의 무대로 서로의 존재와 안위를 확인해 왔던 두 사람이 <추갱지르당>을 통해 한 무대에서 뭉친다.

공연명인 ‘추갱지르당’은 경상도 쇠 구음인 ‘추갱’과 전라도 쇠 구음인 ‘지르당’의 합성어다. 지역에 따라 상쇠의 쇠 구음도 채의 모습도 상모도 다 다르지만, 우리 신명과 흥으로 소통하는 예인들의 진한 농악 한판이 완성되는 자리다.

공연은 두 명인의 만남을 회상하는 짧은 영상과 함께 어린 영만과 순자로 분한 두 학생이 등장해 이들이 다양한 동작으로 손뼉을 치면서 노는 수박(手搏)치기놀이로 시작한다. 이어서 유순자 상쇠의 고제 남도민요와 손영만 상쇠의 성주풀이 소리, 지신밟기 소리가 펼쳐진다.

이후 두 명인은 제자들과 함께 총 일곱 마당에 걸쳐 호남여성농악부터 김천금릉빗내농악‧삼도판굿‧소리굿‧개인놀이까지 지역을 넘나드는 농악판을 벌인다. 오랫동안 변치 않고 이어져온 우리 신명의 극한을 만날 수 있다.

7월 22일까지 서울 국립극장 달오름극장·하늘극장·문화광장에서 열리는 '2023 여우락 페스티벌'은 국립극장 대표 여름 음악 축제다. 전통음악과 다양한 장르의 예술가들이 경계 없이 어우러지며 과감한 실험과 도전을 하는 장이다. 올해는 대금 연주자 겸 프로듀서 이아람이 예술감독을, 타악 연주자 황민왕이 음악감독을 맡았다. '축제하는 인간'을 주제로 12편의 공연을 선보인다.

신연수 기자 s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