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록까지 참전…비트코인 ETF 시장 열리나 [한경 코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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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자산 운용사 블랙록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사실상의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를 신청하면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금까지 여러 자산운용사가 상장 도전에 실패했지만, 이번에는 다를 것이란 기대가 적지 않다. 다만 승인이 불발될 경우 바이낸스 암호화폐 시세에 또 다른 악재로 작용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20일 암호화폐 거래소 업비트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이날 오후 2시 현재 3537만1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는 24시간 전 시세 대비 0.8% 오른 것이다. 이더리움은 0.13% 상승한 227만2000원이다.

비트코인은 지난 15일 미국 중앙은행(Fed)가 15개월 만에 기준금리 동결에 나선 이후 3100만원 후반대로 떨어졌다. 다음날 블랙록이 SEC에 비트코인 현물 ETF인 '아이셰어즈 비트코인 신탁(iShares Bitcoin Trust)' 신청서를 제출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오름세로 돌아섰다.

블랙록이 SEC에 승인 신청을 한 상품은 신탁(Trust)이다. 자산을 상품으로 보유하게 돼 있어 상품 기반 ETF와 같은 방식으로 운영된다. 나스닥에 상장되고 종목코드(티커)도 부여되기 때문에 사실상 ETF라 봐도 무방하다. 미국은 현재까지 비트코인 선물 ETF만 출시를 허용했다. 그레이스케일, 반에크, 위즈덤트리, 피델리티 등 자산운용사가 비트코인 현물 ETF를 신청했지만, 모두 SEC의 반대에 부딪혔다.

암호화폐 시장에서는 이번에는 블랙록의 도전이 성공할 것이란 기대가 제기된다. 블랙록은 관리자산이 9조1000억달러(약 1경1647조원)에 달하는 세계 1위 자산 운용사다. 블랙록이 SEC에 신청한 570여개 ETF 가운데 승인이 좌절된 상품은 단 한 건이다. 또 블랙록이 시장 조작 위험을 없애기 위해 '감시 공유 계약'을 도입한다는 계획도 밝힌 것도 승인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이라는 분석이다.

블랙록의 비트코인 ETF 상품이 시장에 출시되면 비트코인에는 호재로 작용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비트코인 ETF를 운용하기 위해서는 비트코인을 대량으로 사들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또 세계 최대 자산 운용사인 블랙록이 비트코인에 대한 낙관적인 전망을 하고 있다는 방증이 되기도 한다.

마이크 노보그라츠 갤럭시디지털 최고경영자(CEO)는 "블랙록의 비트코인 현물 기반 ETF 출시 가능성은 지금 비트코인에 일어날 수 있는 최고의 호재"라며 "만약 블랙록의 비트코인 ETF가 출시까지 이어진다면, 기관투자자들의 암호화폐 시장 유입이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승인이 반려될 경우 비트코인 하락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노엘 애치슨 암호화폐 애널리스트는 "블랙록은 신청서가 승인되지 않을 것을 알고 있다"며 "그럼에도 정치적 메시지를 보내기 위해 제출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