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불체포특권 포기'에 모처럼 친명·비명 없이 "잘했다"

친명 "당내 분열도 고려한듯"…비명 겨냥 "이제 속 시원하냐" 반응도
비명 "당 대표 되고 가장 잘한 일…'방탄정당' 오명 벗어날 길 터"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9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불체포 특권 포기' 선언을 한 데 대해 당내에서 모처럼 계파를 막론하고 후한 평가가 나온다.

친명(친이재명)계 뿐 아니라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 문제를 줄기차게 공격하며 사퇴론을 펴 온 비명(비이재명)계 진영에서도 이 대표 결정을 환영하는 분위기다.

정청래 최고위원은 페이스북에 "(불체포 특권 포기를) 나는 만류하고 반대했다.

그러나 윤석열 검사 독재 정권과 맨몸으로 맞서겠다는 의지가 워낙 강했다"라고 적었다.

이어 "당내 분열의 불씨도 고려됐을 것"이라며 "무운(武運)을 빈다.

탄압과 분열을 이기고 필승하시라"고 덧붙였다.

친명계 좌장 정성호 의원은 페이스북에 "이재명답다.

국민과 정의의 승리를 믿는다"라고 적었고, 역시 친명계로 분류되는 김원이 의원은 "윤석열 검찰 독재 정권과 홀로 온 몸을 던져 싸우겠다는 굳은 의지 표명"이라고 평했다.

비명계를 비판하는 듯한 목소리도 나왔다.

친명계인 김우영 강원도당위원장은 "당 대표를 벼랑 끝 사지로 등 떠밀던 자들아, 이제 속이 시원하냐"며 "얌전한 고양이 같은 어떤 의원은 마태복음 27장을 읊조렸다지"라고 적었다.

그러면서 "악어가 우글대는 검사독재의 늪에 빠진 대표를 알량한 표결권으로 협박하려 들던 자들은 이실직고하고 반성하라. 그게 쇄신의 출발"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2월 이 대표의 체포동의안 국회 표결 전 한 비명계 의원이 이 대표 앞에서 예수가 십자가에 못 박히는 내용이 담긴 마태복음 27장을 읽었다고 전해진 바 있는데, 이를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비명계 이상민 의원은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잘한 결정"이라며 "이 대표 때문에 민주당이 뒤집어쓰게 된 방탄 정당이라는 정치적 오명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길을 트게 됐다"고 평가했다.

또 다른 비명계 의원도 "당 대표가 되고 가장 잘한 일"이라며 "당 혁신 과정에서 민심을 향한 길과 '개딸' 중심의 길이 있을 텐데, 불체포 특권을 포기한 마음 그대로 국민 앞으로 달려갔으면 한다"고 말했다.

계파색이 옅은 김한정 의원도 페이스북에 "잘하셨다.

정면 돌파다.

죽기로 각오하고 싸우면 국민이 돕는다"며 "'사이다 이재명'이 꽤 오랫동안 '사법리스크'와 '방탄 프레임'에 갇혀 있었다.

오늘의 반전이 당 쇄신의 신호탄이 되길 바란다"고 적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