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대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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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년이 지난 근로자를 다시 고용하는 관행이 있는 회사의 근로자는 재고용에 대한 정당한 기대권을 가진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3부는 경비업체 포센에서 일하다 해고된 A씨가 회사를 상대로 낸 해고무효확인 청구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18일 밝혔다. 재판부는 “정년에 도달한 근로자가 일정한 요건을 충족하면 기간제 근로자로 재고용될 수 있다는 신뢰관계가 있는 경우 근로자는 정년 후 재고용되리라는 기대권을 가질 수 있다”며 이같이 선고했다.

A씨는 포항제철소의 방호·보안 업무를 맡은 포센에서 경비원으로 근무했다. 그는 제철소의 고철을 무단 반출한 사고를 방조했다는 이유로 2013년 8월 징계면직을 당했다. 중앙노동위원회는 해당 징계면직이 부당해고라는 취지의 판정을 내렸고, 이에 불복한 포센은 2014년 취소 소송을 냈으나 기각됐다.

A씨는 “부당해고가 아니었다면 정년 후에도 계속 근무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정년까지 받았을 임금뿐만 아니라 정년 후 재고용된 기간에 받았을 임금까지 지급하라”며 회사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 A씨가 해고당할 당시 포센의 취업규칙은 정년을 만 57세로 규정했다. 다만 정년퇴직 직후 1개월의 휴식 기간을 준 후 다시 기간제 근로자로 재고용해 만 60세까지 근무하도록 하는 제도를 시행하고 있었다.

1심은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했다. 1심 재판부는 정년 이후 기간에 대한 임금 청구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하지만 2심은 “원고에게 정년퇴직 후 재채용에 대한 정당한 기대권이 있었다고 인정된다”며 정년 이후 기간에 대한 임금 청구도 인용했다.

대법원도 원심 판단이 정당하다고 판단했다. 일정한 요건을 충족하면 기간제 근로자로 재고용한다는 취지의 규정이 있거나, 그에 준하는 재고용 관행이 사업장에 확립됐다면 정년 후 재고용에 대한 근로자의 기대권을 인정받을 수 있다고 봤다. 대법원 관계자는 “정년이 지난 근로자의 경우에도 제한적으로나마 근로관계 존속에 관한 신뢰를 보호받을 수 있다는 취지를 밝힌 판결”이라고 설명했다.

민경진 기자 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