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년째 연탄은행 홍보대사…전자칠판 구매 기부금도 쾌척
"연기만큼 중요한 봉사활동…힘닿는 데까지 하고 싶다"
키르기스스탄서 석탄 나눈 정애리 "나눔의 현장이 가장 보람"
"나눔의 현장에 있을 때가 가장 보람된 순간인 것 같아요.

도움을 주는 사람들도, 받는 사람들도 얼굴에 기쁨이 가득하잖아요.

"
배우 정애리(63)는 사회복지재단 밥상공동체 연탄은행의 키르기스스탄 지원 현장에 동행한 소감을 이렇게 밝혔다.

연탄은행 홍보대사인 그는 키르기스스탄에서 12일(이하 현지시간)부터 4박 5일간 진행된 일정을 모두 함께했다.

14일 탈라스주 오로 마을에서 열린 석탄 나눔 행사에서는 직접 삽을 들고 주민들에게 석탄을 나눠주기도 했다.

"한국에서도 연탄은행과 함께 연탄 배달도 많이 했는데 키르기스스탄은 열기가 더 뜨거운 것 같아요.

석탄을 가져가는 분들의 손길에서 절실함이 느껴진달까요.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
키르기스스탄서 석탄 나눈 정애리 "나눔의 현장이 가장 보람"
키르기스스탄 방문 일정 중 설립된 지 100년이 다 되어가는 학교를 돌아본 뒤에는 학생들에게 필요한 전자칠판 2개를 기증할 돈을 현장에서 기부하기도 했다.

정애리는 "한국이 이렇게 잘살게 된 데에는 교육의 역할이 크다"며 "키르기스스탄 아이들에 대한 지원이 다른 어떤 것보다 더 필요하다고 생각했다"고 현장에서 기부를 결정한 이유를 밝혔다.

"제가 할 수 있는 것들을 조금이라도 해야겠다는 마음이었어요.

또 지구는 하나니까, 키르기스스탄을 돕는 게 결국 우리 모두를 돕는 일이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있었고요.

"
정애리는 올해로 연탄은행 홍보대사로 활동한 지 18년째다.

2005년 자신이 진행하는 방송 프로그램을 통해 허기복 연탄은행 대표와 만나면서 인연을 맺었다.

"그때 마침 제가 인천에서 한 어르신을 만난 뒤에 에너지 빈곤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하고 있었거든요.

여든이 넘으신 어르신이었는데 돈이 없어서 주전자에 가득 물을 채워 끓인 다음에 그걸 끌어안고 주무시더라고요.

홍보대사 제안을 주셔서 두말하지 않고 '하겠다'고 말씀드렸죠."
정애리는 "지난해 연탄은행에서 키르기스스탄 현지에 방문한 영상을 보면서 내년에는 어떤 일이 있어도 꼭 같이 가겠다고 말씀을 드렸다"고 했다.

키르기스스탄서 석탄 나눈 정애리 "나눔의 현장이 가장 보람"
1978년 KBS 공채 탤런트로 데뷔한 그는 연탄은행뿐 아니라 국제구호 개발기구 월드비전 친선대사, 국제비영리단체 사단법인 더투게더 이사장으로도 활동하며 나눔에 앞장서고 있다.

그는 "연기자로 살아온 지 45년이 됐는데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데에는 많은 분이 주신 사랑이 있었다"면서 "배우로서 연기를 하는 것만큼이나 중요한 일 중 하나가 봉사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저는 세상에서 생명을 살리는 것 이상으로 고귀한 일은 없다고 생각해요.

사람들에게 알려진 제가 누군가에게 '같이 좀 해요'라며 또 다른 사람을 살릴 수 있다면, 또 그 사람에게도 누군가를 살릴 기회를 줄 수 있다면 그것만큼 중요한 일은 없는 것 같아요.

앞으로 나이가 들면서 활동 반경이 좁아질 수 있겠지만 감사히, 즐겁게, 힘닿는 데까지 이런 역할을 해나가고 싶어요.

"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