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장 "교사들이 원장 몰아내려 음해"…교사들 "입증자료 있어"

최근 보육교사 10명이 퇴사하면서 빚어진 세종시 국공립어린이집 보육공백 사태의 원인을 두고 원장과 교사·학부모들 사이 공방이 가열되고 있다.

'보육공백' 세종 어린이집 원장·교사 공방 가열…법정다툼 예고
18일 A원장을 대리하는 법무법인 대륜은 입장문을 내고 "교사와 일부 학부모들이 제기하는 의혹들은 근거 없는 허위사실"이라고 반박했다.

원아에게 제공되는 간식과 점심 등이 키즈노트에 공지된 배식판 사진과 달리 부실했다는 의혹에 대해 A원장 측은 "키즈노트 사진은 학부모에게 식단을 안내하기 위해 설정된 것일 뿐"이라며 "원아들 나이에 따라 식사량이 다르기 때문에 어린이들이 먹을 수 있는 양을 배식하고 더 먹고 싶은 아이들에게는 추가로 배식했다"고 주장했다.

일부 언론에 보도된 '3㎏ 돈가스를 75명의 어린이와 10명의 교사가 나눠 먹었다'는 내용에 대해서는 급식업체 관계자 말을 빌려 "어린이집에 돈가스는 평균 3∼4㎏을 공급하고 있고, 해당 어린이집에는 3㎏을 납품했는데 결코 부실하다고 평가할 수 없는 양"이라고 일축했다.

한편 한 식품영양학과 교수는 연합뉴스에 "어린이급식관리지원센터 유아 식단 기준 등에 따라 돈가스 1인분을 유아 50g, 성인 130g으로 잡을 때 이 어린이집의 경우 4∼5㎏은 필요했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A원장 측은 고용승계 논란에 대해서도 "어린이집 내부 사정으로 근로계약서 작성이 늦어지는 점에 대해 교사들에게 양해를 구했고, 문제가 해결된 뒤 근로계약서를 작성했으며, 고의로 지연시킨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일부 교육재료를 교사 사비로 구매했다는 교사들 주장 또한 "이런 일은 없었고, 교사들은 단 한 번도 교육재료가 부족하다는 이야기를 꺼낸 사실이 없다"고 반박했다.

이에 퇴사한 교사들은 "필요한 교육재료에 대해 구매요구서를 제출했지만, 원장이 '운영비가 없어서 살 수 없다'는 답변을 여러 번 했다"면서 "미술 재료, 요리 수업 재료, 행사 물품 등을 교사들이 사비로 구매한 명세와 영수증도 갖고 있다"고 재반박했다.

'보육공백' 세종 어린이집 원장·교사 공방 가열…법정다툼 예고
A원장 측은 "특정 교사와 학부모들이 나를 몰아내기 위해 조직적으로 음해하고 있는 것"이라며 "이번 사태로 어린이집 운영에 심각한 타격을 입었고 신체적·정신적 피해가 크다.

퇴사 교사와 일부 학부모를 상대로 법적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교사들과 일부 학부모도 원장을 상대로 고소를 준비 중인 가운데, 보육 공백 우려와 불안감을 호소하는 학부모들이 퇴소 움직임을 보이면서 어린이집 원아는 70명대에서 40명대로 줄었다.

학부모들은 지난 9일 원장에 대한 해임동의서를 세종시에 전달하고, 지난 14일에는 원장의 조속한 해임을 촉구하며 원아들과 시청을 항의 방문하기도 했다.

시는 지난 7일 긴급 지도점검을 진행했고, 현재는 시 감사위원회에 감사를 의뢰한 상태다.

이 어린이집에서는 지난해 11월 새 원장이 부임한 이후 교사들과 고용승계와 근로계약서 작성 문제 등을 놓고 대립하다 최근 10명이 집단 퇴사하면서 보육 공백이 빚어지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