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대구시장이 대구 5대 미래산업을 이끌 앵커기업을 잇달아 유치했다. 대구시의 미래산업 클러스터 조성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대구시는 13일 미국 실리콘밸리의 서비스로봇 기업인 베어로보틱스와 서비스로봇 연구 및 제조시설인 베어로보틱스 테크센터 설립을 위한 투자협약을 체결했다. 대구테크노폴리스에 2만2424㎡ 규모로 내년 말 준공할 예정이다.하정우 대표는 “로봇 단위의 기술 개발 이외에도 서비스로봇의 클라우드 기반 관제 기술과 인공지능 기술 기반의 모빌리티 플랫폼을 구현해 글로벌 서비스로봇 선도기업이 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앵커기업인 베어로보틱스의 진출과 로봇기업의 집적은 예비타당성 조사 중인 국가로봇테스트필드사업의 통과와 함께 국내 대표 서비스로봇산업 클러스터로서의 성공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대구의 로봇기업은 2017년 161개(전국의 7.3%)에서 2021년 말 233개(전국의 9.3%), 매출은 6647억원(12.0%)에서 9194억원(16.3%)으로 늘어났다.모빌리티 분야는 구동모터를 중심으로 대구국가산단에 앵커기업이 집적되고 있다. 민선 8기 이후 미국 자동차부품업체인 보그워너(1만6016㎡, 4360만달러), 수도권 중견기업인 삼기(4만962㎡, 948억원), 경북에 본사를 둔 유림테크, 코아오토모티브(4만㎡, 760억원)가 대구 투자를 결정했다. 국내외 모터 앵커기업의 이런 투자는 대구를 모터산업의 글로벌 기지로 변신시키고 있다. 시가 지난 4월 산업통상자원부에 신청한 모빌리티 모터 소부장(소재·부품·장비) 특화단지의 지정 가능성도 높이고 있다.시는 지난 1월 텔레칩스와 센서 및 차량용 전력 반도체 등 비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서 337억원 규모 투자협약을 맺었다. 이 회사는 2025년 8월까지 대구 수성알파시티(1039㎡)에 100명이 근무하는 연구소를 건립한다. 대구에 진출하는 최초의 반도체 설계 전문기업(팹리스)이자 차량용 반도체 분야에 경쟁력을 갖춘 코스닥 상장사로 지역 반도체산업 생태계 조성에 구심점이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DGIST와 시는 파운드리 서비스를 담당할 D-FAB을 국비사업으로 구축 중이다.ABB(AI 빅데이터 블록체인) 분야에서는 수성알파시티를 중심으로 최근 100여 개 기업이 대구로 몰려들고 있다. 대구시는 지난달 30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지정한 디지털혁신거점으로도 선정됐다. 김광묵 대구시 원스톱기업투자센터장은 “첨단 물류공항으로 추진 중인 대구경북신공항 건설을 위한 특별법이 통과되고 사업자 선정이 본격화하면서 글로벌 앵커기업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며 “대구 산업 판도를 바꿀 글로벌 기업 유치에 속도를 내겠다”고 밝혔다.대구=오경묵 기자 okmook@hankyung.com
홍준표 대구시장은 13일 국민의힘 지도부를 향해 "요즘 하는 거 보니 참 걱정"이라고 쓴소리했다. 일부 윤석열 대통령 측근 의원 및 비례대표 의원들을 겨냥해선 '험지'에 출마하라고 압박했다.홍 시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이제 총선이 10개월도 남지 않았는데, 의석수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는 수도권에는 그나마 남아 있던 자원들마저 지방자치단체장으로 빠져나가 인재 고갈 상태"라면서 이렇게 말했다.홍 시장은 "1996년 4월 총선을 앞두고 김영삼 전 대통령(YS)은 2년 전부터 김현철 소장을 중심으로 사실상 '총선 기획단'을 만들어 전국 모든 지역구를 샅샅이 조사했다"며 "지역 맞춤형 인재를 발탁해 해방 이후 처음으로 수도권에서 보수 정당이 승리했고, 이에 153석을 차지해 국정의 안정을 이뤘던 적이 있었다"고 전했다.그는 "당시 호남인 군산에서도 신한국당이 1석 당선된 일도 있었다"며 "그런데 지금은 대통령 측근들조차 수도권 지역을 버리고 지방으로 간다고 하고 그나마 서울 지역도 강북이 아닌 강남에 출마하겠다고만 날뛰고 있다"고 비판했다.이어 "비례대표를 했으면 강북 험지에 갈 생각은 하지 않고 임명직 비슷한 지역에 기웃거리고 있는데, 당 지도부는 도대체 뭘 하고 있는지 걱정이 많다"며 "내년 선거도 막판 막가파 공천으로 무책임한 선거를 치를 것이냐"고 덧붙였다.그러면서 "새 정부의 미래라는 큰 화두로 승부를 해야 하는데, 지도부가 나서서 매일같이 갑론을박하는 지루한 논쟁은 진영논리에 갇힌 대한민국의 현재의 상태에서는 무익한 논쟁에 불과하다"며 "부패, 방탄에 갇힌 민주당이 오히려 우리 당의 지지율을 상회하는 여론조사를 볼 때는 기가 막히고 가슴조차 먹먹해진다. 선대위라도 빨리 구성하라"고 강조했다.한편, 홍 시장은 지난 4월 김재원 최고위원의 '전광훈 칭송' 논란 등을 지적하는 과정에서 당 지도부를 거침없이 비판했다가 당 상임고문직에서 해촉된 바 있다. 당 지도부는 "현직 정치인이나 지방자치단체장이 당 상임고문으로 활동한 전례가 없다는 점을 고려했다"고 밝혔지만, 홍 시장은 "엉뚱한 데 화풀이한다"며 "그렇다고 해서 내가 잘못돼 가는 당을 방치하고 그냥 두고 가만히 보고만 있겠냐"고 반발했다.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한국노총이 경제사회노동위원회를 통한 사회적 대화 중단과 대정부 투쟁을 예고하면서 노정 갈등이 격화된 가운데, 홍준표 대구시장이 한국노총에 대해 "만나면 좋은 친구"라고 추켜세웠다. 정부에도 "(한국노총과) 대화의 끈을 놓지 말고 적극 소통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홍 시장은 지난 8일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한국노총은) 한국 노동운동의 본산이고 합리적인 노동운동으로 대한민국을 선진국으로 올라서게 한 산업의 역군들"이라며 이같이 밝혔다.이어 "광양사태는 서로 간의 오해에서 비롯된 해프닝에 불과한 것으로 보인다"며 "서로 소통해서 오해를 풀고 힘을 합쳐 노동개혁에 나섰으면 한다"고 당부했다.그러면서 "한국노총은 배격돼야 할 강성 귀족노조는 아니다"며 "노사 법치주의도 좋지만 그보다 더 좋은 건 노사 정치주의"라고 강조했다.홍 시장은 일찌감치 '강성귀족노조 척결'을 주장하며 민주노총과 각을 세워 온 정치인이다. 홍 시장의 이런 발언은 유일한 노동계 대화 파트너인 한국노총만큼은 안고 가야 한다는 당내 의견에 힘을 실어줬다는 분석이다. 앞서 한국노총은 지난달 31일 경찰이 포스코 광양제철소 앞에서 고공농성 중이던 금속노련 김준영 사무처장을 체포하는 과정에서 '강경진압'이 벌어졌다고 주장하며, 7일 긴급 중앙집행위원회를 열고 경사노위 참여 중단을 선언했다.이어 8일엔 경사노위 참여 중단에 이어 '윤석열 정권 심판'을 위한 대정부 전면 투쟁 돌입을 선언한 상태다. 이에 대해 대통령실 핵심관계자는 8일 "경사노위 통한 노사 간 대화도 중요하다"면서도 "그러나 경사노위를 유지하기 위해 윤석열 정부의 노동정책 원칙을 바꾸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히면서 강대강 대립 구도로 치닫고 있다. 곽용희 기자 ky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