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존슨 전 총리, 칼럼니스트로 변신…"살빼는 주사 효과 못 봐"

보수 매체 데일리 메일과 계약…취업심사 규정 위반 논란

기자 출신인 보리스 존슨 전 영국 총리가 칼럼니스트로 변신해서 살 빼는 주사를 맞고 실패한 경험을 털어놨다.

그는 취업 심사를 받지 않고 데일리 메일과 계약을 맺어서 또 논란의 중심에 섰다.

의회에서 거짓말쟁이로 낙인찍힌 지 불과 하루 만이다.

존슨 전 총리는 16일(현지시간) 오후 데일리 메일 온라인판에 칼럼이 게재되기 30분 전에야 전직 각료들의 취업을 심사하는 위원회에 관련 사실을 통보했다고 BBC 등이 보도했다.

존슨 전 총리는 작년 9월 총리직에서 물러났는데 영국의 각료들은 퇴임 후 2년 내 취업할 때는 의회 내 위원회의 심사를 받아야 한다.

위원회는 성명에서 "각료 윤리 규정에 따르면 위원회가 의견을 내기 전에는 전직 각료들이 취업해선 안 된다"며 "30분 전 신청서 접수는 명백히 규정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위원회는 권고를 따르도록 강제하거나 규정 위반 시 징계할 권한은 없지만 공개적으로 비난할 수는 있다.

존슨 전 총리는 2018년 외무장관직에서 물러난 뒤 몇주 후에 텔레그래프지 칼럼 계약을 체결했다가 위원회로부터 규정 위반이라는 지적을 받았다.

텔레그래프지 칼럼은 존슨 전 총리가 테리사 메이 당시 총리의 브렉시트 정책에 반대하고 자신의 야망을 위한 기반을 마련하는 데 중요한 플랫폼이 됐다고 BBC는 평가했다.

BBC는 존슨 전 총리가 데일리 메일의 주간 칼럼을 이용해서 앙숙이 된 리시 수낵 총리를 공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데일리 메일은 존슨 전 총리 재임 중 강력한 지지 세력이었다.

데일리 메일지 편집국장은 존슨 전 총리로부터 귀족으로 추천됐으나 심사 과정에서 빠진 것으로 알려졌다고 BBC는 전했다.

존슨 전 총리는 바로 전날 의회에서 파티게이트 관련 거짓말로 중징계 권고를 받았는데 또 규정 위반으로 뉴스에 등장했다.

지난주 의원직을 먼저 내려놓지 않았다면 쫓겨날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그는 데일리 메일이 공개한 영상에서 "정치 문제를 다뤄야 할 수도 있지만 가능한 한 적게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존슨 전 총리는 첫 칼럼에서 살 빼는 주사를 시도한 경험을 털어놨다.

자신은 몸이 안 좋아져서 그만뒀지만, 내각 각료 중 한 명에겐 기적적으로 효과가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의지에만 의존해서 비만 위기를 해결하는 것은 충분치 않으며, 약물 사용은 도덕적으로 아무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