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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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 빵값이 오르면서 집에서 만들어 먹을 수 있는 디저트용 냉동 빵 판매가 늘고 있다. 특히 빵 반죽을 급속 냉동한 '생지'가 인기다. 빵집에서 팔리는 완제품의 6분의 1가량 수준 가격으로 저렴해서다. 소비자들은 "에어프라이어에 생지를 넣고 조리하면 빵집에서 갓 구워낸 것과 같은 빵을 집에서도 맛볼 수 있다"는 반응이다.

18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지난해 베이커리 주원료인 밀 가격은 2021년도 대비 약 41% 상승했다. 지난해 말 우유뿐 아니라 버터, 생크림, 치즈 등의 가격이 잇따라 오르며 빵값도 함께 상승했다. 지난달 빵 가격은 전년 동월 대비 11.5% 상승했다. 3년 전인 2020년과 비교하면 29.5% 뛰었다.

이처럼 빵값이 급등하자 빵값 부담을 줄이려는 소비자들이 늘면서 냉동 생지 판매가 활발해졌다. 신세계푸드의 지난해 냉동 생지 매출은 2021년 대비 251% 증가했다. 업계에서는 국내 냉동빵 시장 규모가 600억원 수준까지 커진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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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따라 식품업계는 간편한 홈베이킹에 도움을 주는 베이킹 믹스와 냉동 생지 등을 속속 선보이고 있다. 삼양사는 스위스 냉동베이커리 브랜드 '히스탕' 신제품을 출시했다. 신제품은 미니카이저소프트번, 미니포카치아번, 미니치아바타롤, 미니올리브치아바타롤 등 냉동 베이커리 네 종류다. 해동 후 바로 섭취할 수 있거나 10분 내로 조리가 가능한 제품들이다. 삼양사 냉동생지 마케팅 담당자는 "호텔이나 레스토랑에서 먹을 수 있는 고급 베이커리 제품을 집에서 간편하게 즐길 수 있게 한다는 취지로 만들었다"고 말했다.

신세계푸드는 파베이크(빵 반죽을 80~90% 정도만 구운 뒤 급속 냉동한 것) 제품 라인업 확대를 고려 중이다. 신세계푸드는 올해 초 특허청에 '저스트 베이크드(JUST BAKED)' 상표를 출원했다. 기존 파베이크 제품의 라인업 확장을 위해 만든 상표다. 가정마다 에어프라이어가 보급되면서 집에서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파베이크 제품 수요도 늘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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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C삼립은 아예 '레디비(ReadyB)'라 이름붙인 홈베이커리 브랜드를 론칭했다. 레디비는 오븐 또는 에어프라이어로 5분 정도 조리해 베이커리 전문점 수준의 갓 구운 빵을 집에서 간편하게 만들 수 있는 파베이크 제품과 냉장·냉동 제품을 판매한다. 레디비를 통해 SPC삼립은 깜빠뉴·크루아상·베이글 등 총 8가지 품목을 출시한다.

프랑스산 밀가루를 사용해 식감을 살리고 호두와 아몬드를 넣은 '호두통밀깜빠뉴'나 10가지 곡물을 넣은 '10가지 곡물빵', 16겹의 페이스트리 결을 살린 '프렌치크루아상', 오트밀을 덯은 '오트밀깜빠뉴' 등이 대표 제품이다. 마케팅을 위해 최근 예능 프로그램에서 먹방으로 인기가 급부상한 배우 이장우를 광고 모델로 내세웠다.

SPC삼립 브랜딩 담당자는 "주식으로 빵을 찾는 소비자들이 증가함에 따라 갓 구운 빵을 집에서 간편하게 즐기고 싶어하는 소비자들의 수요에 맞춰 레디비를 선보였다"며 "신제품을 지속적으로 출시해 홈베이커리 시장 확대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