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명 내외?…'친위대' 비판 부담에 현역 의원들 계파도 고려할 듯
국민 눈높이 맞는 도덕성 회복 급선무…공천 영향도 관심사
이재명 "이름·역할 모든 것 맡긴다"…혁신기구 구성·역할은
더불어민주당이 쇄신 작업을 이끌 혁신기구 수장에 김은경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를 임명하면서 정치권 이목은 혁신기구 구성과 역할에 쏠린다.

지난달 '쇄신 의원총회'에서 전당대회 투명성과 민주성 강화 등 정치혁신 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혁신기구 설치를 약속한 지 한 달이나 지난 만큼 기구 구성과 향후 활동 방향 수립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재명 대표는 혁신기구와 관련한 모든 권한을 김 교수에게 위임하겠다는 뜻을 재확인했다.

이 대표는 16일 국회 최고위원회의에서 "혁신기구가 우리 당과 정치를 새롭게 바꾸도록 이름부터 역할까지 모든 것을 맡기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도부는 혁신기구 개혁안을 전폭 수용해 새롭게 거듭나는 민주당, 유능하고 강한 민주당, 이기는 민주당을 만들어가겠다"고 밝혔다.

이처럼 혁신 전권을 받게 된 김 교수는 혁신기구 수장직 수락과 동시에 구체적인 인선 작업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당 안팎에서는 현역 의원 서너 명을 포함한 10명 내외로 혁신위가 구성될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관심사는 혁신기구에 합류할 현역 의원의 구성이다.

친명(친이재명)계로 분류되는 의원들 일색일 경우 혁신기구 활동을 두고 비명(비이재명)계 등에서 '이재명 친위대'라는 비판이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혁신기구에 함께할 현역 의원 선정에도 계파 안배가 필수적이라는 의견이 제기된다.

이재명 "이름·역할 모든 것 맡긴다"…혁신기구 구성·역할은
가장 중요한 혁신기구 역할을 두고는 아직은 뚜렷한 밑그림이 나오지 않았다.

당 관계자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혁신 범위를 예단하고 말하는 것은 자칫 혁신기구 활동에 가이드라인을 줄 수 있다"며 "이마저도 김 교수에게 위임했다고 보는 게 맞다"고 언급했다.

혁신 작업이 궁극적으로는 내년 총선 승리를 위한 과정인 만큼 국민 눈높이에 맞는 노력이 필수적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어 보인다.

윤건영 의원은 YTN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 나와 "여의도 시각이 아니라 국민 시각에서 판단하고 실천하면 혁신기구가 성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런 맥락에서 '전당대회 돈 봉투 의혹'과 탈당한 김남국 의원 거액 가상자산 보유·거래 의혹 등으로 치명상을 입은 당의 도덕성을 회복하는 것이 급선무라는 시각이 있다.

아울러 대의원제 폐지 등 이미 당내에서 논란이 되는 정치 개혁과 관련한 의제도 다뤄질 가능성이 크다.

고질적인 계파 갈등을 해소할 혁신안이 나올지도 관심사다.

이 대표도 이날 기자들과 만나 김 교수 인선과 관련해 "통합 기조를 유지하면서도 개혁 성과를 만들어낼 분을 찾는 게 쉽지 않았다"고 말하기도 했다.

당내에서는 혁신기구가 내년 공천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을지에도 관심을 두는 분위기다.

지난 2015년 민주당 전신인 새정치민주연합의 '김상곤 혁신위'는 현역 국회의원을 평가하는 선출자공직자평가위원회 구성 등을 제안했고 이는 2016년 총선 공천에도 적잖은 변수가 된 바 있다.

다만 일각에는 혁신기구가 당 체질을 바꿀 수 있을지는 몰라도 공천까지 좌우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결국 정치권이 '총선 모드'로 본격적으로 들어가기에 앞서 향후 석 달여 간 '짧고 굵게' 강도 높은 혁신을 추진하는 시나리오가 이상적이라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