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기 데이원 감독 "선수들 감동 농구 계속할 수 있기를"
프로농구 고양 데이원 김승기 감독이 "10개 구단 체제가 계속 유지되고, 선수들이 감동 농구를 계속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김승기 감독이 2022-2023시즌 지휘했던 데이원은 재정난에 시달린 끝에 16일 KBL로부터 제명됐다.

데이원을 인수할 기업이 나오면 2023-2024시즌에도 이 팀이 리그에 참여할 수 있지만 김승기 감독이 동행할지는 미지수고, 인수 기업이 없을 경우 해체 수순을 밟게 되므로 역시 김승기 감독이 설 자리는 없어진다.

김승기 감독은 16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저는 (마음을) 내려놓은 지 오래"라며 "선수들에게 할 말도 없고, 무슨 얘기를 할 수도 없다"고 착잡한 심정을 털어놓았다.

2020-2021시즌, 2021-2022시즌 안양 KGC인삼공사를 챔피언결정전에 진출시킨 김승기 감독은 2022-2023시즌 데이원으로 자리를 옮겼다.

2021-2022시즌까지 오리온 유니폼으로 리그에 참여한 이 팀은 '원투 펀치'였던 이승현, 이대성이 모두 다른 팀으로 떠나 전력 약화가 우려됐지만 김승기 감독의 리더십과 자유계약선수(FA)로 영입한 전성현의 활약, 2년 차 가드 이정현의 성장 등이 어우러지며 4강 진출의 성과를 냈다.

특히 김승기 감독은 인삼공사에서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두 번이나 차지하고, 데이원에서도 하위권으로 분류된 팀을 4강에 올리는 등 최근 리그에서 가장 능력을 인정받는 지도자다.

김승기 데이원 감독 "선수들 감동 농구 계속할 수 있기를"
그러나 선수단이 4∼5개월씩 급여를 받지 못하는 어려운 여건이 이어졌고, 결국 16일 KBL로부터 제명됐다.

김 감독은 "여러 이야기를 하고 싶지 않다"고 말을 아끼면서도 "스태프들이나 선수들한테 구단이 '나중에 줄 테니 먼저 개인 돈으로 써라'고 한 부분도 많다"고 하소연했다.

단순히 급여를 받지 못한 것이 전부가 아니고, 구단 업무를 개인 돈으로 진행하고 받지 못한 금액까지 있다는 것이다.

김 감독은 "선수들이 여러 가지로 힘들었는데 정말 열심히 했고, 플레이오프에서 좋은 경기를 펼쳐 흥행에도 도움이 됐다고 생각한다"며 "그런데 상황이 이렇게 되니 안타까울 뿐"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데이원은 정규리그 5위를 기록, 6강 플레이오프에 진출했고 6강에서 정규리그 4위 울산 현대모비스를 3승 2패로 따돌렸다.

4강에서는 정규리그 1위 인삼공사를 상대로 2차전까지 1승 1패로 팽팽히 맞서며 선전했다.

김 감독은 "일단 중요한 것은 KBL이 좋은 기업을 찾아 10개 구단 체제를 유지해야 한다는 점"이라며 "또 우리 선수들도 지난 시즌처럼 팬 여러분께 감동을 줄 수 있는 농구를 계속하기를 바란다"고 응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