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리관저서 기시다 예방…"한미일, 北 완전한 비핵화가 중심 의제 공감대"
"중국은 매우 중요한 플레이어…한중일 정상회의 개최 위해 노력"
조태용 "日 오염수 소통·협력 언급…기시다, 尹과 재회 희망"(종합)
조태용 국가안보실장은 15일 도쿄 총리관저에서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일본 정부 명칭 처리수) 방류 문제와 관련해 "일본 측으로부터 시찰단 방문에 협조한 것처럼 앞으로도 투명한 소통과 협력을 하겠다는 말을 들었다"고 밝혔다.

조 실장은 이날 오후 기시다 후미오 총리를 예방한 뒤 기자들과 만나 "오염수 문제는 한국 국민의 건강과 안전이 달린 중요한 문제로, 일본에 높은 투명성을 갖고 한국과 협력해 달라고 요청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한미일 안보실장 회의 참석을 위해 전날 일본에 입국한 조 실장은 제이크 설리번 미국 국가안보보좌관, 아키바 다케오 일본 국가안전보장국장과 각각 양자 회담도 했다.

조 실장은 "기시다 총리에게 한일관계 개선의 의지를 담은 윤석열 대통령의 메시지를 전달했고, 이에 기시다 총리도 양국 관계가 굳건해질 수 있도록 윤 대통령과 함께 노력하겠다고 화답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시다 총리가 가까운 장래에 윤 대통령과 다시 만나 한일관계 발전과 다른 공통 관심사에 대해 많은 대화를 나누길 바란다는 희망을 이야기했다"고 덧붙였다.

조 실장은 작년 9월 이후 약 9개월 만에 다시 개최된 한미일 안보실장 회의에서 북한의 핵과 미사일 도발에 대응한 공조 방안을 오랫동안 구체적으로 논의했다고 전했다.

그는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완전한 핵 폐기가 중심 의제가 돼야 한다는 데 한미일의 공감대가 있었다"며 "북한이 추가 핵실험을 하지 못하도록 중국에 대한 설득을 포함해 우리가 할 수 있는 노력에 관해 이야기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핵실험이 북한의 이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인식을 심어줄 수 있도록 외교적·군사적 조치를 사전에 조율하고 협의하기로 했다"며 "북한이 핵실험을 했을 때 세 나라가 각각 해야 할 일, 공통으로 할 일, 국제사회와 할 일을 구체적으로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시다 총리가 최근 납북자 문제 해결을 위해 북한과 대화에 나설 수 있다고 언급한 데 대해서는 "일본이 아니라 북한의 (서로 만나지 못할 이유가 없다는) 반응이 처음 나온 것"이라며 "북한의 외교적 전술에 대해서는 한미일이 긴밀히 소통하면서 '원보이스'(한 목소리)로 대처해야 한다는 인식을 공유했다"고 전했다.

이어 "북한과 일본 사이에 구체적인 (대화) 움직임이 있다는 이야기는 못 들었지만, 어떤 움직임이 있더라도 한국과 미국은 투명하게 정보를 들을 수 있는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역설했다.

다만 조 실장은 한미 간 핵협의그룹(NCG)과 한미일 협력은 분리해 생각해야 한다고 분명하게 선을 그었다.

그는 "NCG는 북한의 핵 도발에 대비해 군사적·작전적 대응을 다루게 되겠지만, 한미일 사이에서는 이러한 문제가 논의되지 않을 것"이라며 "이는 한미일의 공통된 인식"이라고 말했다.

이어 "NCG는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에 대한 대응 체계를 획기적으로 업그레이드하는 것이 기본 방향"이라며 "양국이 조기에 첫 회의를 해서 의미 있는 결과를 내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조 실장은 "중국은 이 지역에서 굉장히 중요한 플레이어이고 여러 가지 일을 하고 있다"며 한미일이 중국의 움직임에 관심을 두고 논의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한중일 3국 정상회의 개최 가능성과 관련해서는 "3국이 모두 정상회의가 필요하다는 생각은 하고 있다"며 "한국은 의장국으로서 중심을 잡고 중국, 일본과 소통하면서 정상회의가 개최될 수 있도록 외교적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