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대표' 김민솔, 한국여자오픈 골프 첫날 '아마 돌풍' 예고
"우승 생각은 안 할래요.

집중하면 상위권엔 있지 않을까요.

"
오는 9월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출전하는 여자 골프 국가대표 김민솔(수성방통고 2년)이 내셔널 타이틀 대회인 DB그룹 한국여자오픈(총상금 12억원)에서 '아마 돌풍'을 예고했다.

김민솔은 15일 충북 음성군 레인보우힐스 컨트리클럽(파72)에서 열린 대회 1라운드에서 4언더파 68타를 쳤다.

오전에 경기에 나선 선수 가운데 6언더파 66타를 때린 홍정민과 5타를 줄인 이예원에 이어 공동 3위.
우승 경쟁에 뛰어들 든든한 발판을 마련한 셈이다.

올해 37회째를 맞은 한국여자오픈에서 아마추어 우승자는 2003년 송보배가 마지막이다.

김민솔이 프로 대회에서 '아마 돌풍'의 주역으로 나선 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10월 강원도 원주에서 열렸던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BMW 챔피언십 1라운드에서 김민솔은 8언더파를 몰아치고 선두에 나서 큰 주목을 받았다.

당시 김민솔은 2라운드에서도 2타차 2위에 올랐다.

최종일에 1타를 잃어 공동 10위로 마쳤지만 아마추어 선수로는 혼자 톱10에 이름을 올렸다.

178㎝의 큰 키에서 뿜어나오는 시원시원한 장타로 골프 팬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던 김민솔은 이날도 300야드를 넘나드는 드라이버 샷을 때려내며 언니들을 긴장시켰다.

10번 홀에서 1라운드를 시작한 김민솔은 12, 13번 홀에서 연속 버디를 잡아내며 순조롭게 경기를 풀어갔다.

16번 홀(파5)에서는 318야드를 날아가는 티샷을 페어웨이에 떨군 뒤 195야드 거리에서 두 번째 샷을 거의 그린에 올려 가볍게 버디를 챙겼다.

18번 홀(파4) 3퍼트 보기로 주춤했지만 1번 홀(파5)에서 세 번째 샷을 홀 1.5m에 붙여 쉽게 버디를 잡아내며 만회한 김민솔은 4번 홀(파4)과 7번 홀(파5)에서 283야드, 295야드의 장타를 터트리며 1타씩 더 줄였다.

9번 홀(파4)에서 또 한 번 3퍼트 보기로 홀아웃한 게 아쉬웠다.

작년까지는 상비군 신분이라서 국가대표에만 출전을 허용한 한국여자오픈에 나오지 못했던 김민솔은 "꼭 나오고 싶은 대회였는데 첫날을 잘 쳐서 기분 좋다.

잘 마무리하고 싶다"고 말했다.

BMW 챔피언십 때 칭찬도 많이 받았지만 경기 영상을 유튜브로 보니 부족한 부분을 더 많이 느꼈다는 김민솔은 "그때 1, 2라운드를 잘 치르고도 3, 4라운드에서 경험 부족으로 마무리가 썩 좋지 않았다.

겨울 훈련 때 퍼트와 쇼트게임에 많은 공을 들였다"고 설명했다.

김민솔은 그러나 순위 욕심은 애써 접겠다는 기색이 역력했다.

"아마추어 1위가 목표인데 등수보다는 최근 (아마추어) 대회에서 이어지는 좋은 흐름을 이어가고 싶다"는 김민솔은 "우승 생각은 부담이 되니까 하지 않겠다.

한 타 한 타 집중하면 상위권에 있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석 달 뒤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출전해 단체전과 개인전 2관왕에 도전하는 김민솔은 "아시안게임에 대비해 근력보다는 가동성을 늘리고 코어 단련에 집중하고 있다"면서 "(코스 특성에 맞춰) 아이언 정확도와 탄도 높이기 등을 훈련 중"이라고 소개했다.

2006년 6월 15일생이라 이날 만 17세 생일을 맞은 김민솔은 "지난 1월에 달력을 보니 생일이 이 대회 1라운드더라. 올해 생일에는 연습만 해야겠다고 생각했다"며 웃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