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정 단일대오에 "원팀 하모니" 자평…'대통령실 여의도 출장소' 지적도
수도권·청년층 지지율 답답한 흐름…김기현 "앞으로는 외연 확장" 공략 채비

취임 100일을 맞은 김기현 대표의 국민의힘은 예전에 비해 한결 안정을 되찾은 모습이다.

이준석 전 대표의 가처분 파동에 3·8 전당대회 과정의 갈등이 겹치며 내홍 위기를 맞았지만, 김 대표는 '연포탕'(연대·포용·탕평) 기조 아래 '온화한 리더십'을 내세워 비교적 원만하게 고비를 넘었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출발은 순탄치 않았다.

잇단 설화와 구설 속에 태영호 최고위원은 사퇴하고, 김재원 최고위원은 당원권이 정지되는 초유의 사태를 맞았다.

홍준표 대구시장 등이 당내에서 견제구도 날리고 있다.

그러나 김 대표는 두 최고위원에 대한 중징계로 당 기강을 다잡으면서 '민생 정책 행보'로 정면 돌파를 시도했고, 일정부분 성과를 거둔 것으로 보인다.

김 대표는 15일 기자회견에서 "최고위원 궐위 및 사고 상황에서도 혼란을 최소화해 흔들림 없는 당의 안정을 도모했다"며 "당은 보다 빈틈 없는 안정화를 이루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與 김기현호 100일, 내홍 고비넘고 안정화…지지율 답보는 숙제
당의 안정감은 대통령실과의 긴밀한 관계에도 바탕을 둔다.

당정협의회를 통한 정책 조율과 수시로 이뤄지는 윤 대통령과의 회동은 이 전 대표 시절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김 대표는 이를 "원팀으로 하모니를 이루는 '건강한 당-정-대 관계'"라고 표현했다.

이와 함께 청년층과 중도층 공략에 나서면서 당을 '총선 모드'로 전환하겠다는 구상이다.

김 대표는 "앞으로는 외연 확장에 더 많은 힘을 기울이겠다"며 "그간 지지받지 못했던 세대, 지역에서도 우리의 진정성이 전달되도록 더욱 매진하겠다"고 다짐했다.

다만 이런 노력이 성과로 이어질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할 듯하다.

특히 민주당의 잇따른 악재에도 당 지지율에 좀처럼 반등의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어서 영남·주류 중심의 김기현 지도부가 '중도 확장성'에 한계를 드러낸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리서치앤리서치-동아일보가 지난 9∼12일 서울·경기·인천 유권자 2천405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이날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내년 총선에서 어느 정당에 투표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서울은 30.8%가 국민의힘, 35.1%가 민주당에 투표하겠다고 답했다.

경기(국민의힘 30.6%·민주당 37.4%)와 인천(국민의힘 30.8%·민주당 35.7%)도 사정은 다르지 않다.

수도권 전반적으로 오차범위(95% 신뢰수준에 ±3.5%포인트,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내 접전이지만, 총선의 승부처이자 국민의힘에 '험지'로 통하는 수도권에서 열세를 면치 못하는 모습은 부인하기 어렵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지난 5∼7일 전국 성인 1천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전국지표조사(NBS) 연령대별 지지도 결과에서도 국민의힘은 18∼29세·30대에서 각각 20%(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에 그쳤다.

일각에선 김 대표가 당정관계에 우선순위를 두면서 정국의 주도권을 잡지 못하는 모습이 이같은 성적표로 나타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대통령실의 '여의도 출장소'로 전락했다는 것이다.

천하람 전남 순천갑 당협위원장은 이날 MBC 라디오에서 "민주당에서 엄청난 악재들이 팡팡 터지고 있음에도 국민의힘이 반사이익 내지는 주도권을 가지지 못하는 모습"이라며 "김기현 대표가 100일 동안 정확히 뭘 했는지 떠올리기가 쉽지 않다"고 혹평했다.

인천이 지역구인 윤상현 의원은 BBS 라디오에서 "(당정관계에는) 긍정적인 점수를 준다"면서도 "지지율 면에서 수도권은 더 밀리는 게 결국엔 당의 역동성을 보여주지 못해서 아닌가"라고 말했다.

반면, 장예찬 청년최고위원은 CBS 라디오에서 "문재인 정부 때도 민주당 지도부가 항상 여의도 출장소라는 이야기를 들었고, 박근혜·이명박 정부 때도 그런 레토릭으로 비판하는 것들이 흔한 일이었다"고 엄호했다.

김 대표는 "진영정치가 너무 강고해졌다.

너무 양극화돼 있다"는 점을 만족스럽지 못한 지지율의 배경으로 꼽았다.

김 대표는 "(여론조사의) 표본 자체가 적기에 신뢰성 문제도 있다"며 "어떤 경우에든 우리가 20·30의 지지를 확보하기 위한 노력을 배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