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초 최초 충돌 이후 단일 건 최악 인명피해
인도 동북부 '하층민 우대정책' 놓고 부족간 폭력사태…9명 사망
인도 동북부 마니푸르주(州)에서 정부 지원정책을 둘러싼 부족 간 충돌이 한 달 이상 지속되는 가운데 최악의 폭력 사태가 발생, 최소 9명이 숨졌다.

14일(현지시간) 더타임스오브인디아 등 인도 매체들과 AP통신에 따르면 전날 밤 마니푸르주 캉폭피 지역 카멘록 마을의 한 교회 건물에 총과 창, 단검 등 무기를 소지한 일단의 무리가 난입, 싸움이 벌어진 끝에 이 같은 피해가 났다.

사망자 외에 10명이 부상하고 최소 5명이 실종됐다.

이로써 지난달 3일 처음 관련 충돌이 시작된 이후 단일 건으로는 최악의 인명피해를 냈다.

충돌의 당사자는 힌두교 신자가 대부분으로 주 인구의 다수를 차지하는 메이테이 부족과 기독교 신자가 대다수인 쿠키 등 소수 부족들이다.

최초 충돌 이후 지금까지 주내 여러 곳에서 양측이 부닥쳐 최소 100명이 숨지고 수천 채의 주택이 불탔으며 가게와 공장 등이 약탈당했다.

또 약 4만명이 문제의 지역을 벗어나 더 안전한 곳으로 대피했다.

이어 이날 마니푸르 주도 임팔에 있는 넴차 키프겐 주 산업상업부 장관 자택에도 일단의 무리가 들이닥쳤다.

그러나 쿠키 부족 출신인 키프겐 장관과 가족은 집에 있지 않아 화를 면했다.

이번 사태는 지난 4월 20일 마니푸르주 고등법원이 메이테이 부족을 지정부족(ST)에 포함하는 방안을 추진하라고 명령하면서 촉발됐다.

인도 동북부 '하층민 우대정책' 놓고 부족간 폭력사태…9명 사망
현재 인도 정부는 카스트 제도(신분제)에 포함되지 않는 최하층 달리트(불가촉천민)는 지정카스트(SC), 부족은 ST로 각각 지정해 여러 혜택을 주고 있다.

그런데 법원 결정으로 메이테이 부족이 ST에 편입될 것으로 보이자 이미 ST로 지정된 소수 부족들이 격렬하게 반발, 충돌이 확산하고 있다.

소수 부족들은 메이테이 부족이 ST에 포함되면 산림지역 경작권, 저리 은행 대출, 보건·교육시설 이용, 공직 진출 할당제 등의 다양한 혜택을 얻게 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메이테이 부족이 소수 부족들에 비해 이미 상대적으로 잘사는데 더 많은 혜택을 주는 것은 불공정하다는 것이다.

반면 메이테이 부족 측은 다른 부족들에 대한 혜택도 보호될 것이라고 맞서고 있다.

인도에서 '원주민'으로 불리는 부족민은 약 1억4천만명이다.

카스트에 포함되지 않는 비주류 집단으로 인구의 10%를 차지하지만, 최하층에 속한다.

인도 연방정부도 이번 마니푸르 사태 해결을 위해 아미프 샤 내무장관을 이달 초 현장에 파견했지만 충돌 국면은 이어지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