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람객들 오전부터 붐벼…K-북 팬들도 도서전 찾아
'슬램덩크 단독관' 첫날 가장 주목…일부 책은 조기 품절
"좋은 책 만나보길 기대"…인파 들끓은 서울국제도서전
"책을 좋아하는데, 읽을 시간이 없어서 많이 못 읽었네요.

여기서 좋은 책들과 만나 볼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어요.

"
전주에 살며 직장에 다니는 김미영(30) 씨. 출장차 서울에 왔다가 도서전이 열린다는 소식을 듣고 이른 아침부터 코엑스를 찾았다.

그는 부스에 마련된 소설책을 보고 있었다.

바쁜 일상 탓에 책을 가까이하지 못했지만, 이번 주만큼은 다양한 책을 읽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14일 서울국제도서전이 열리고 있는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이른 아침부터 기다란 줄이 늘어선 가운데 수많은 인파가 도서전을 찾았다.

도서전 부스 곳곳에선 중국어와 영어 등 다채로운 외국어가 들려왔다.

책을 보러 다니는 젊은 남녀부터 손을 꼭 잡고 부스 이곳저곳을 둘러보는 엄마와 딸, 홀로 온 노인까지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도서전을 찾았다.

"좋은 책 만나보길 기대"…인파 들끓은 서울국제도서전
올해 도서전은 코로나19 방역 조치가 전면 해제된 후 처음 열렸다.

코로나 영향이 있었던 지난해에 견줘 규모도 키웠다.

36개국 530개 사가 참여해 지난해보다 참가사가 3배 가까이 늘었다.

해외 출판사도 170곳이나 참석했다.

스페인 출판사에서 일하는 아동 일러스트레이터 카롤리나 자체스카 씨도 한국 책을 둘러보기 위해 먼 길을 왔다고 한다.

폴란드인인 그는 출판사 부스 이곳저곳을 둘러보며 한국 아동 책을 둘러 보고 있었다.

그는 "스페인이나 폴란드 어린이책은 글이 많은데, 한국 책은 글밥이 별로 없는 대신 매우 아름답다"며 "아직 세계적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한국 아동 책이 주목받는 건 K-팝이 그랬고, K-드라마가 그랬던 것처럼 시간문제일 것 같다"고 했다.

그는 "어린이들이 아동 책을 많이 읽어야 한다.

그래야 커서 좋은 어른이 될 수 있다"며 웃었다.

소설가나 작가들을 만나기 위해 먼 길을 온 이도 있었다.

광주광역시에서 올라온 안조연(29) 씨는 책 3권을 들고 부스를 지나다녔다.

산 책이냐고 물으니 "작가에게 사인받기 위해 집에 있던 책을 가지고 왔다"고 했다.

그는 "요즘 책 내용이 쉬워지면서 책에 대한 접근도도 올라간 것 같다"며 "국제도서전처럼 크지는 않더라도 도서전이 자주 열렸으면 좋겠다"고 했다.

"좋은 책 만나보길 기대"…인파 들끓은 서울국제도서전
오후가 되면서 관람객들이 한층 더 늘어났고, 출판사들도 이들의 마음을 잡기 위해 열을 올렸다.

출판사 교유당은 출출한 관람객을 위해 소금빵을 준비했다.

인근 빵집에서 매일 구운 빵을 공수해 온다고 한다.

문학동네는 자신에게 맞는 운명의 책을 찾아주는 이벤트를 벌였다.

베스트셀러 '이상한 과자 가게 전천당'을 내는 길벗스쿨은 책에 등장하는 의상을 부스에 준비했다.

관람객들이 옷을 입고 맘껏 촬영해 SNS 등에 사진을 올릴 수 있도록 독려하기 위해서다.

이처럼 수많은 출판사가 다양한 이벤트로 관람객들을 끌었지만, 이날의 스타 출판사는 단연 대원씨아이였다.

대원씨아이가 마련한 '슬램덩크 단독관' 앞에는 기다란 줄이 늘어섰다.

입장을 기다리는 관람객들의 손에는 만화책 '슬램덩크'가 쥐어져 있는 경우가 많았다.

오픈 1시간 만에 1천부 이상 팔려나갔다.

일부 책은 조기에 매진되기도 했다.

"좋은 책 만나보길 기대"…인파 들끓은 서울국제도서전
한편, 도서전 개막에 앞서 소설가 오정희 씨의 도서전 홍보대사 위촉을 비판하는 기자회견도 열렸다.

오씨는 박근혜 정부 당시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를 시행한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위원이었다.

한국작가회의, 문화연대 등 문화예술단체는 오씨의 위촉을 강력히 비판했다.

이들은 기자회견 뒤 개막식 행사장에 진입하려 했으나 이를 막으려는 대통령경호처 경호원들과 충돌을 빚기도 했다.

이날 행사에는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도 참석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