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결국 책을 사랑하는 일…'편집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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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 같은 작은 존재들의 이야기 '어린이의 말'
▲ 편집 후기 = 오경철 지음.
여러 출판사에서 편집자로 일하고 출판사를 차렸다가 접어보기도 한 저자가 책을 만들고 책을 사랑했던 일을 돌아본 기록이다.
부제는 '결국 책을 사랑하는 일'.
편집자는 무엇을 하는 직업일까.
편집자는 한 권의 책이 탄생하기까지의 모든 과정을 관장하는 사람이지만, 독서 애호가나 애서가들에게조차 그 존재가 베일에 싸인 직업인일 수밖에 없다.
작가와 저자의 뒤에서 일해야 하는 숙명 탓이다.
저자가 20년 가까이 편집자로 일하며 느낀 고뇌와 사유를 풀어놓은 글들을 관통하는 건 책과 문학에 대한 지극한 사랑이다.
문학평론가 신형철은 추천사에서 "책을 좋아하기 때문에 책과 관련된 모든 것에 엄격해진 사람의 어떤 정직한 사랑의 기운이 그의 글에는 있다"고 했다.
요즘 들어 편집자들이 글을 쓰고 책을 내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는데 그런 부류의 책 중에서도 이 책은 솔직함이 돋보인다.
이따금 문단과 출판계의 부조리함을 지적하는 고언엔 책과 출판이라는 업에 대한 눅진한 애정이 담겼다.
편집자에게 잘 쓴 글은 어떤 글일까.
내로라하는 '글쟁이'들의 글을 읽고 다듬어 책을 만들어온 저자의 말을 주의 깊게 들어볼 만하다.
"잘된 글은 듣기에도 좋다.
글을 쓰고 나면 세 번 넘게 소리 내 읽고 그것으로도 모자라 아내에게 낭독을 부탁하는 것으로 알려진 고전학자가 있다.
(중략) 문장은 손볼 데가 거의 없다.
어떤 내용이든 학자의 글로서는 드물게 술술 읽힌다.
그래서인지 그의 책은 대중 독자에게도 인기가 많다.
낭독을 하며 퇴고하는 습관 덕분에 쌓인 내공이 아닌가 싶다.
"
교유서가.
276쪽.
▲ 어린이의 말 = 박애희 지음.
어린이란 가장 먼저 행복을 발견하는 존재라는 것을 깨달은 뒤로 저자는 어린이들을 세심히 관찰하기 시작했다.
어린이들이 나누는 수다를 엿듣고, 길을 걷다가도 어린이의 몸짓이나 표정을 훔쳐봤으며, 어린이가 주인공인 영화를 챙겨보고 동화책도 더 많이 읽었다.
'어린이의 말'은 일상에서 마주치는 우리 주변의 어린이부터 시작해 문학작품과 영화 속 어린이 등 저마다의 이야기를 가진 작은 존재들에 관한 이야기다.
저자가 어린이들로부터 길어 올린 마법과도 같은 말들을 읽다 보면 '어린이는 어른의 스승이다'라는 경구가 예사롭게 다가오지 않는다.
"여리지만 용감하고, 엉뚱하지만 사랑스럽고, 똑똑하지만 외롭고, 제멋대로지만 다정하고, 어설프지만 당당한 어린이들을 만날 때면 때로는 웃음이 났고 설렜고 울컥했다.
그때마다 어린이들의 말을 부지런히 옮겨 적으며 글을 썼다.
삶을 윤이 나게 만드는 작은 존재들의 마법을 기록하는 마음으로."
열림원. 296쪽.
/연합뉴스
![[신간] 결국 책을 사랑하는 일…'편집 후기'](https://img.hankyung.com/photo/202306/AKR20230614083400005_03_i_P4.jpg)
여러 출판사에서 편집자로 일하고 출판사를 차렸다가 접어보기도 한 저자가 책을 만들고 책을 사랑했던 일을 돌아본 기록이다.
부제는 '결국 책을 사랑하는 일'.
편집자는 무엇을 하는 직업일까.
편집자는 한 권의 책이 탄생하기까지의 모든 과정을 관장하는 사람이지만, 독서 애호가나 애서가들에게조차 그 존재가 베일에 싸인 직업인일 수밖에 없다.
작가와 저자의 뒤에서 일해야 하는 숙명 탓이다.
저자가 20년 가까이 편집자로 일하며 느낀 고뇌와 사유를 풀어놓은 글들을 관통하는 건 책과 문학에 대한 지극한 사랑이다.
문학평론가 신형철은 추천사에서 "책을 좋아하기 때문에 책과 관련된 모든 것에 엄격해진 사람의 어떤 정직한 사랑의 기운이 그의 글에는 있다"고 했다.
요즘 들어 편집자들이 글을 쓰고 책을 내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는데 그런 부류의 책 중에서도 이 책은 솔직함이 돋보인다.
이따금 문단과 출판계의 부조리함을 지적하는 고언엔 책과 출판이라는 업에 대한 눅진한 애정이 담겼다.
편집자에게 잘 쓴 글은 어떤 글일까.
내로라하는 '글쟁이'들의 글을 읽고 다듬어 책을 만들어온 저자의 말을 주의 깊게 들어볼 만하다.
"잘된 글은 듣기에도 좋다.
글을 쓰고 나면 세 번 넘게 소리 내 읽고 그것으로도 모자라 아내에게 낭독을 부탁하는 것으로 알려진 고전학자가 있다.
(중략) 문장은 손볼 데가 거의 없다.
어떤 내용이든 학자의 글로서는 드물게 술술 읽힌다.
그래서인지 그의 책은 대중 독자에게도 인기가 많다.
낭독을 하며 퇴고하는 습관 덕분에 쌓인 내공이 아닌가 싶다.
"
교유서가.
276쪽.
![[신간] 결국 책을 사랑하는 일…'편집 후기'](https://img.hankyung.com/photo/202306/AKR20230614083400005_04_i_P4.jpg)
어린이란 가장 먼저 행복을 발견하는 존재라는 것을 깨달은 뒤로 저자는 어린이들을 세심히 관찰하기 시작했다.
어린이들이 나누는 수다를 엿듣고, 길을 걷다가도 어린이의 몸짓이나 표정을 훔쳐봤으며, 어린이가 주인공인 영화를 챙겨보고 동화책도 더 많이 읽었다.
'어린이의 말'은 일상에서 마주치는 우리 주변의 어린이부터 시작해 문학작품과 영화 속 어린이 등 저마다의 이야기를 가진 작은 존재들에 관한 이야기다.
저자가 어린이들로부터 길어 올린 마법과도 같은 말들을 읽다 보면 '어린이는 어른의 스승이다'라는 경구가 예사롭게 다가오지 않는다.
"여리지만 용감하고, 엉뚱하지만 사랑스럽고, 똑똑하지만 외롭고, 제멋대로지만 다정하고, 어설프지만 당당한 어린이들을 만날 때면 때로는 웃음이 났고 설렜고 울컥했다.
그때마다 어린이들의 말을 부지런히 옮겨 적으며 글을 썼다.
삶을 윤이 나게 만드는 작은 존재들의 마법을 기록하는 마음으로."
열림원. 296쪽.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