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곧 장마 시작될텐데…경기도 곳곳 아직도 작년 수해 '복구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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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전 피해 컸던 하천 7곳 개선복구사업 설계 중…공사 시작도 못 해
피해 현장 임시로 포대 쌓고 천막 덮어…장마 앞둔 주민들 '불안불안'
"작년 여름 폭우로 집 앞 하천 변 석축이 무너졌는데 이제껏 한 피해 복구라고 해봐야 돌과 모래를 채운 포대를 쌓고 천막으로 덮어놓은 게 전부입니다.
올해 장마에 괜찮을지 정말 걱정이네요.
"
지난해 8월 9~10일 400㎜가 넘는 기록적인 폭우로 주택 일부가 무너지거나 부서지고, 주차된 차량 여러 대가 무너진 지반에 뒤엉켜 침수되거나 전복되는 등 수십억 원의 재산 피해가 난 경기 여주시 산북면 명품리 주민의 말이다.
당시 폭우로 불어난 안두렁천 물이 토사와 나뭇가지 등 엄청난 쓰레기 더미와 함께 산 위쪽에서 떠내려와 마을을 덮쳤다.
1년여가 지난 후 지난 13일 찾아간 이 마을 하천은 응급 복구만 진행된 상태였다.
제방에는 시멘트 구조물이 아닌 돌과 모래로 채운 포대를 쌓고 그 위에 방수 천만이 덮여 있었다.
자갈이 담긴 포대들이 젖지 않게 덮거나 돌로 고정해 놓은 방수 천막과 비닐은 바람에 날려선지 일부가 말려 있어 제 기능을 못 하는 듯 보였다.
하천 변에서 만난 조모(65) 씨는 "작년 폭우로 집 앞 하천 제방이 무너져 우리 집 마당에 물길이 생기고 아수라장이었다"며 "복구작업 한다며 저렇게 제방에 포대를 쌓고 천막만 덮어놨는데 작년처럼 비가 많이 오면 큰일"이라고 걱정했다.
지난해 여름 폭우로 버스정류장 지반이 무너지면서 여성 1명이 사망한 광주시 목현동 모개미천 주변도 불안해 보이기는 마찬가지였다.
하천 범람의 원인으로 지목된 좁은 물길을 넓히고 교량을 높이는 통수단면적 확대 공사와 같은 개선복구사업은 수해 1년이 다 되도록 설계 단계에 머물러 있다.
이곳 역시 응급복구만 된 채 이번 장마철을 견뎌야 하는 상황이다.
이날 찾은 모개미천 수해 현장은 범람으로 무너진 안전 펜스 대신 흙을 채운 드럼통 20여개가 하천과 도로의 경계에 걸쳐 있었고, 제방은 자갈로 채워진 포대들이 받치고 있었다.
상당수 포대는 삭아 찢어져 안에 담긴 자갈들이 그대로 드러나 장마철에 하천물이 불어나면 휩쓸려 무너져 내릴 것처럼 아슬아슬해 보였다.
인근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는 고모(52) 씨는 "작년 폭우로 버스정류장 지반이 무너져 여성 1명이 숨진 장소가 바로 우리 가게 앞인데 당시 파손된 하천 변 경계 안전 난간이 두세 달 전에야 설치됐다"며 "그 밖에 수해 개선작업이 제대로 된 게 없다.
올해 장마는 다가오는데 걱정"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8월 폭우로 산사태가 발생하면서 마을 전체가 '쑥대밭'이 됐던 광주시 남한산성면 검복리에서는 아직도 산사태 복구공사가 한창이다.
당시 산 위쪽에서 토사가 무너져 내리면서 마을로 향하는 새로운 물길이 생겼는데 상단부에는 흙과 돌이 아래로 밀려나지 않도록 가두는 사방댐이 설치됐다.
마을과 가까운 하단부에는 철망과 암석으로 쌓은 두꺼운 차단 옹벽도 설치돼 있었고, 그 밖에 산사태 복구와 보강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이었다.
광주시 관계자는 "남한산성면 검복리 산사태 재해복구사업은 목표보다 일부 지연됐는데 우기에 앞서 이달 19일 준공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경기도는 지난해 8월 중부지방을 강타한 폭우로 피해를 본 도와 시군 관리 공공시설 재해복구사업 1천731건 중 지난달 기준으로 1천178건(68%)을 준공했고, 우기 전인 이달 말까지 1천697건(98%)을 준공한다는 목표다.
문제는 여주 안두렁천과 광주 모개미천과 같이 지난해 수해가 심각해 장기 복구사업이 추진되는 도내 하천 7곳의 경우 응급조치만 진행된 채 올해 장마철을 맞게 됐다는 것이다.
여주 안두렁천과 주어천, 광주 모개미천과 우산천, 양평 세월천과 대석천·성덕천 등인데 모두 지난해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된 지역이다.
이들 하천 7곳의 물길을 넓히는 통수단면적 확대 공사와 같은 개선복구사업에는 모두 1천9억원이 투입된다.
지난해 8월 호우 피해에 대한 도와 시군 관리 전체 재해복구사업 예산 2천691억원의 38%를 차지할 정도로 대규모 사업인데 현재 모두 설계 단계다.
이 때문에 모개미천은 내년 6월 말, 나머지 하천 복구사업은 내년 12월 말 준공이 목표여서 주민들은 불안을 호소하고 있다.
도 관계자는 "하천 개선복구사업은 설계 사전심의, 보상 협의 등 여러 단계 행정절차를 거쳐야 해 추진이 늦어지고 있다"며 "응급 복구한 하천들은 우기 전 시군과 함께 계속 점검하며 필요한 조치를 하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피해 현장 임시로 포대 쌓고 천막 덮어…장마 앞둔 주민들 '불안불안'
![[르포] 곧 장마 시작될텐데…경기도 곳곳 아직도 작년 수해 '복구중'](https://img.hankyung.com/photo/202306/AKR20230614068600061_02_i_P4.jpg)
올해 장마에 괜찮을지 정말 걱정이네요.
"
지난해 8월 9~10일 400㎜가 넘는 기록적인 폭우로 주택 일부가 무너지거나 부서지고, 주차된 차량 여러 대가 무너진 지반에 뒤엉켜 침수되거나 전복되는 등 수십억 원의 재산 피해가 난 경기 여주시 산북면 명품리 주민의 말이다.
당시 폭우로 불어난 안두렁천 물이 토사와 나뭇가지 등 엄청난 쓰레기 더미와 함께 산 위쪽에서 떠내려와 마을을 덮쳤다.
1년여가 지난 후 지난 13일 찾아간 이 마을 하천은 응급 복구만 진행된 상태였다.
제방에는 시멘트 구조물이 아닌 돌과 모래로 채운 포대를 쌓고 그 위에 방수 천만이 덮여 있었다.
자갈이 담긴 포대들이 젖지 않게 덮거나 돌로 고정해 놓은 방수 천막과 비닐은 바람에 날려선지 일부가 말려 있어 제 기능을 못 하는 듯 보였다.
하천 변에서 만난 조모(65) 씨는 "작년 폭우로 집 앞 하천 제방이 무너져 우리 집 마당에 물길이 생기고 아수라장이었다"며 "복구작업 한다며 저렇게 제방에 포대를 쌓고 천막만 덮어놨는데 작년처럼 비가 많이 오면 큰일"이라고 걱정했다.
![[르포] 곧 장마 시작될텐데…경기도 곳곳 아직도 작년 수해 '복구중'](https://img.hankyung.com/photo/202306/AKR20230614068600061_03_i_P4.jpg)
하천 범람의 원인으로 지목된 좁은 물길을 넓히고 교량을 높이는 통수단면적 확대 공사와 같은 개선복구사업은 수해 1년이 다 되도록 설계 단계에 머물러 있다.
이곳 역시 응급복구만 된 채 이번 장마철을 견뎌야 하는 상황이다.
이날 찾은 모개미천 수해 현장은 범람으로 무너진 안전 펜스 대신 흙을 채운 드럼통 20여개가 하천과 도로의 경계에 걸쳐 있었고, 제방은 자갈로 채워진 포대들이 받치고 있었다.
상당수 포대는 삭아 찢어져 안에 담긴 자갈들이 그대로 드러나 장마철에 하천물이 불어나면 휩쓸려 무너져 내릴 것처럼 아슬아슬해 보였다.
인근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는 고모(52) 씨는 "작년 폭우로 버스정류장 지반이 무너져 여성 1명이 숨진 장소가 바로 우리 가게 앞인데 당시 파손된 하천 변 경계 안전 난간이 두세 달 전에야 설치됐다"며 "그 밖에 수해 개선작업이 제대로 된 게 없다.
올해 장마는 다가오는데 걱정"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8월 폭우로 산사태가 발생하면서 마을 전체가 '쑥대밭'이 됐던 광주시 남한산성면 검복리에서는 아직도 산사태 복구공사가 한창이다.
![[르포] 곧 장마 시작될텐데…경기도 곳곳 아직도 작년 수해 '복구중'](https://img.hankyung.com/photo/202306/AKR20230614068600061_04_i_P4.jpg)
마을과 가까운 하단부에는 철망과 암석으로 쌓은 두꺼운 차단 옹벽도 설치돼 있었고, 그 밖에 산사태 복구와 보강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이었다.
광주시 관계자는 "남한산성면 검복리 산사태 재해복구사업은 목표보다 일부 지연됐는데 우기에 앞서 이달 19일 준공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경기도는 지난해 8월 중부지방을 강타한 폭우로 피해를 본 도와 시군 관리 공공시설 재해복구사업 1천731건 중 지난달 기준으로 1천178건(68%)을 준공했고, 우기 전인 이달 말까지 1천697건(98%)을 준공한다는 목표다.
문제는 여주 안두렁천과 광주 모개미천과 같이 지난해 수해가 심각해 장기 복구사업이 추진되는 도내 하천 7곳의 경우 응급조치만 진행된 채 올해 장마철을 맞게 됐다는 것이다.
여주 안두렁천과 주어천, 광주 모개미천과 우산천, 양평 세월천과 대석천·성덕천 등인데 모두 지난해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된 지역이다.
이들 하천 7곳의 물길을 넓히는 통수단면적 확대 공사와 같은 개선복구사업에는 모두 1천9억원이 투입된다.
지난해 8월 호우 피해에 대한 도와 시군 관리 전체 재해복구사업 예산 2천691억원의 38%를 차지할 정도로 대규모 사업인데 현재 모두 설계 단계다.
이 때문에 모개미천은 내년 6월 말, 나머지 하천 복구사업은 내년 12월 말 준공이 목표여서 주민들은 불안을 호소하고 있다.
도 관계자는 "하천 개선복구사업은 설계 사전심의, 보상 협의 등 여러 단계 행정절차를 거쳐야 해 추진이 늦어지고 있다"며 "응급 복구한 하천들은 우기 전 시군과 함께 계속 점검하며 필요한 조치를 하겠다"고 말했다.
![[르포] 곧 장마 시작될텐데…경기도 곳곳 아직도 작년 수해 '복구중'](https://img.hankyung.com/photo/202306/AKR20230614068600061_05_i_P4.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