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영화] 믿거나 말거나, 진짜야·북 오브 러브
▲ 믿거나 말거나, 진짜야 = 기발한 상상력으로 짧은 러닝타임을 꽉 채운 블랙 코미디다.

'디어스킨', '주둥이들', '광란의 타이어' 등 참신하고 엉뚱한 코미디를 선보여온 프랑스 감독 캉탱 뒤피외가 연출했다.

이번 영화에서도 종잡을 수 없는 스토리와 풍자로 웃음을 선사한다.

주인공은 생애 첫 내 집 마련에 성공한 중년 부부 알랭(알랭 샤바 분)과 마리(레아 드뤼케르)다.

이들은 두 사람이 살기에는 큰 전원주택을 마련했다.

부동산 중개인이 보여준 이 집 지하실 맨홀에 사로잡혔기 때문이다.

이 맨홀로 내려가면 시간이 12시간 후로 이동하는 대신 신체는 3일 전 만큼 젊어진다.

소처럼 일하는 알랭은 맨홀에 별다른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

당장 상사가 내린 임무를 완수하고 주택 융자를 갚기 급급하다.

반면 마리는 젊은 모습으로 돌아가 모델이 되겠다는 꿈을 꾼다.

자기에게 주어진 시간이나 수명이 단축되는 것은 별 상관이 없다.

그는 맨홀을 타고 밑으로 또 밑으로 내려간다.

알랭이 다니는 회사의 사장 제라르(브누아 마지멜)는 맨홀과는 상관없는 주변 인물이지만 독특한 캐릭터 때문에 눈길을 끈다.

그는 크기와 강직도 등을 조절할 수 있는 전자 성기를 이식해 자신감에 한껏 부풀었지만, 갑작스레 기계가 고장 나면서 수리를 위해 일본으로 떠난다.

감독은 등장인물 저마다 가진 집착을 코믹하고 과장되게 표현했다.

예측을 빗나가는 스토리와 생뚱맞은 장면은 예상하지 못한 곳에서 재미를 준다.

지난해 베를린국제영화제 스페셜 갈라 부문에 초청돼 "베를린영화제에서 상영된 대작들보다 더 볼만한 영화"라는 호평을 받았다.

21일 개봉. 74분. 15세 관람가.

[새영화] 믿거나 말거나, 진짜야·북 오브 러브
▲ 북 오브 러브 = 최근 찾아보기 어려웠던 로맨틱 코미디 영화로, 극장을 방문하는 연인들에게는 단비가 될 듯하다.

멕시코 여성 감독 아날레인 칼 이 마요르가 연출했다.

영화는 휴 그랜트와 드류 베리모어가 주연한 '그 여자 작사 그 남자 작곡'(2007)과 닮았다.

다만 두 남녀 주인공의 사랑을 매개하는 건 노래가 아니라 책이라는 점이 다르다.

영국 남자 헨리(샘 클라플린)는 서점에서 '원 플러스 투'로 내놔도 책이 팔리지 않는 무명작가다.

그의 로맨스 소설은 고지식하고 젠체하는 스토리 때문에 여성 독자들에게 감흥을 주지 못한다.

그러다 멕시코에서는 이 책이 불티나게 팔린다는 소식이 들린다.

출판사는 북 투어를 제안하고, 헨리는 멕시코로 날아간다.

그는 이곳에서 아이돌급 스타 대접을 받는다.

멕시코 독자들만큼은 자신을 알아봐 줬다고 생각하지만, 알고 보니 비결은 번역에 있었다.

멕시코 여자 마리아(베로니카 에체귀)가 번역 과정에서 스토리를 완전히 바꿔놓은 것이다.

헨리의 소설은 베드신으로 가득한 성인 소설로 둔갑했다.

헨리가 따져 묻자 마리아는 지루한 걸 재밌게 바꿔줬을 뿐이라고 말한다.

헨리는 화를 누르고 출판사의 지시대로 마리아와 함께 북 투어에 나선다.

처음엔 서로를 잡아먹을 듯하던 두 사람은 이런저런 일을 겪으며 점차 가까워진다.

사랑에 관한 서로의 생각도 털어놓으며 연애 감정도 싹튼다.

둘은 책의 속편도 같이 쓰게 된다.

전형적인 로맨틱 코미디물의 전개지만, 흥미로운 설정과 멕시코의 열정적인 분위기가 설렘을 준다.

선남선녀의 모습도 미소를 짓게 한다.

21일 개봉. 106분. 12세 관람가.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