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오늘 우리 주식시장 점검해 보겠습니다, 증시프리즘 박승완 기자 나왔습니다.

박 기자, 반도체 덕분에 두 시장 모두 상승 마감했군요.

<기자>

코스피, 코스닥 모두 외국인과 기관은 사들이고, 개인은 팔았습니다. 다가오는 FOMC를 지켜보자는 모습으로 풀이되는데요. 장중 2,640선을 넘긴 코스피는 2,500억 원에 달하는 개인의 매도세에 상승분을 반납하며 거래를 마쳤습니다. 반도체주를 제외하고 LG화학(-1.34%), 셀트리온(-1.20%) 등 대형주 대다수가 하락 마감했습니다.

더 많은 거래가 이뤄진 코스닥은 900선을 눈앞에 둔 모습입니다. 지난달 17일 이후 가장 높은 상승폭을 기록하며 거래를 마쳤는데요. 각각 2천억 원, 1천억 원 순매수한 외국인과 기관이 지수 상승을 이끌었습니다. 에코프로(+8.24%), 에코프로비엠(+5.40%) 등 시총 상위 종목들 대부분이 상승 마감했습니다.

<앵커>

반도체 착시라고 할만하군요. 이달 들어 기관의 매수세가 이어지고 있다고요?

<기자>

이달 들어 오늘까지 기관 투자자는 1조 8천억 원 가까운 주식을 사들인 것으로 파악됩니다. 코스피, 코스닥 각각 1조 4천억 원, 3천억 원 순매수 한 것으로 집계됩니다. 지난 한 달 동안 3천억 원 순매수 한 것과는 대조적이죠. 유가증권시장에선 3거래일을 제외하고, 코스닥에선 2거래일을 제외하고 순매수를 이어가는 모습입니다.

업종별로 살펴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가장 많이 사들인 것으로 확인됩니다. 각 3천억 원, 1천억 원 넘게 순매수했는데요. 이 밖에 LG에너지솔루션과 두산에너빌리티, POSCO홀딩스가 뒤를 이었습니다. 코스닥에서 거래 중인 루트로닉와 에코프로 역시 각각 1,800억, 1,100억 원 순매수 한 것으로 확인됩니다.

<앵커>

2주 뒤면 상반기 거래가 마무리되죠. 기관의 순매수한 종목들, 주가 흐름에 영향이 있을까요?

<기자>

기관투자가가 많이 사들인 종목은 연말 주가가 떨어질 수 있다는 게 증권가 분석입니다. 하나증권이 과거 자료를 분석한 결과인데요. 시가총액과 비교해 기관의 순매도가 높았던 종목은 주가 상승률이 높게 나타났다는 거죠. 즉 기관이 매수하지 않았던 종목이 더 높은 수익을 거둔다, 달리 말해 기관의 매수 종목은 수익률이 떨어질 수 있다는 뜻으로 분석됩니다.

원인은 연말에 실시하는 장부 마감이 지목됩니다. 1년 투자 성과를 정리하려면 11월 말부터 보유 종목을 매도하는 경향이 있다는 거죠. 기관이 많이 사들였는데, 주가가 올랐다면 이 기간 차익실현 물량이 쏟아질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오는 배경입니다. "기관들의 수급이 차 있어 주가가 빠질 가능성이 높은 종목은 팔고 기관 빈집주 중 유망한 기업을 담는 전략"을 추천하는 이유죠.

<앵커>

차익 실현을 꼭 그해에 하라는 법이 없는 만큼 투자 결정에 참고는 할 수 있겠군요. 오늘 중국이 금리를 내렸죠?

<기자>

중국 인민은행은 오늘 역레포 금리를 0.1%포인트 내리기로 했습니다. 지난해 8월 이후 열 달 만인데요. 이번 결정으로 중국 인민은행이 금융기관에 맡겼던 채권을 되찾아 올 때 매겨지는 금리가 떨어집니다. 중앙은행은 역레포 거래를 통해서 통화량을 조절하는데, 보통 역레포 금리 인하는 유동성 확대를 위한 정책이죠.

이번 결정은 '경기지표 부진' 때문으로 풀이됩니다. 1분기 리오프닝 효과가 기대를 밑돈 데다, 경기가 2분기에 정점을 찍고 떨어질 것이란 우려죠. 나아가 중국 현지에서는 오는 20일 발표될 정책금리를 두고도 인하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봅니다. 오늘 중국 증시는 강보합에 장을 마쳤습니다.

<앵커>

미국 FOMC를 앞두고 한 발 빠른 결정을 내렸다고도 볼 수 있겠군요. 국내 관련주 움직임들이 좀 있었습니까?

<기자>

통상 중국 관련 업종으로는 카지노, 화장품, 여행 업종이 대표적이죠. 전체로 살펴봤을 때 소폭 상승하긴 했지만 시총 상위종목으로 살펴보면 뚜렷한 반등은 없었습니다. 카지노 업종부터 살펴보면 유가증권시장의 강원랜드(-0.67)와 GKL(-1.12)은 하락 마감했고요. 코스닥에서 거래 중인 파라다이스(+0.07)는 소폭 상승했습니다.

화장품 대장주 LG생활건강(-0.39)은 최근 들어 전반적인 주가 부진을 떨쳐내지 못한 모습이고요. 아모레퍼시픽(+0.29)이나 케어젠(+4.50) 등은 상승 마감했습니다. 이 외에 호텔신라(-0.40%)나 하나투어(-0.37%) 등 여행 관련주들도 하락 마감했습니다. 증권가에선 중국의 부양 정책에 대한 기대는 높지만 아직은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란 분석이 나옵니다.

<앵커>

이미 기대를 모았던 리오프닝에서 쓴맛을 봐서일지 중국 경기 전반에 대한 의심이 가시지 않은 모습이군요. 와중에 여행 산업의 한 부분을 담당하는 항공 업종은 강세를 보였다고요?

<기자>

지난달 인천공항 운항횟수와 여행객이 코로나 발생 이래 최대치를 기록한 사실이 전해진 영향입니다. 전체 항공기 운항횟수와 국제선 여객 수송 인원 모두 2020년 1월 이후 가장 많았던 것으로 파악되는데요. LCC의 활약이 돋보였는데, 제주항공의 경우 운항과 여객이 모두 지난해 같은 기간의 두 배로 파악됩니다. 코로나 이전보다 많은 수준인데, 진에어와 티웨이항공 역시 여객수송인원을 빠르게 회복 중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덕분에 오늘 항공주들은 일제히 상승 마감했습니다. 진에어가 6%로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고요. 대한항공(+3.54%), 제주항공(+2.67%) 등의 순이었는데, 제주항공은 아시아나항공의 시가총액을 추월한 상황입니다. 대신증권은 "항공사 주가는 2분기 계절적 비수기 진입 등 우려로 쉬어가는 국면이 이어질 전망이지만 3분기부터 관심을 가질 필요가 높다"고 분석했습니다.

<앵커>

최근 한중간의 외교적 문제도 관련주들의 발목을 잡는 모습이죠. 와중에 미국과 중국의 달라진 기류가 국내 반도체주 상승의 배경이 됐다고요?

<기자>

미국은 중국으로의 반도체 생산 장비 수출을 금지하고 있는데요. 다만 한국 기업은 예외로 두고 있는데, 이 같은 조치를 연장하기로 결정하면서 주가에 호재로 작용했습니다. 글로벌 반도체 업황도 재료가 됐다는 분석인데요. 전거래일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3%대 상승하며 장을 마친 바 있죠.

실제로 마이크론과 인텔, 엔비디아 등 반도체 기업들의 주가가 일제히 반등에 성공했습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역시 오름세로 거래를 마쳤습니다. SK하이닉스는 장중 12만 원을 돌파하며 52주 신고가를 다시 쓰기도 했는데요. 다만 오는 18일로 예정된 블링컨 미 국무장관의 중국 방문을 앞두고 중국이 쿠바에 도청 기지를 운영 중이라며 입씨름을 벌이는 만큼 양국 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모아집니다.

<앵커>

잘 들었습니다.


박승완기자 pswan@wowtv.co.kr
기관의 태세전환…금리 인하 선수친 中 [증시프리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