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원내대표 의사진행발언 요청으로 또 갈등…1시간만에 정회
전날 파행 서울시의회, 조희연 교육감 시정연설 없이 재개
서울시의회 제319회 정례회 첫날인 12일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의 시정연설 허용 문제로 파행했던 시의회가 13일 결국 조 교육감의 시정연설 없이 회의를 재개했다.

시의회는 정례회 둘째 날인 이날 조 교육감의 시정연설을 듣지 않고 바로 시의원 시정질문으로 회의를 시작했다.

전날 시의회는 조 교육감의 시정연설 내용을 수정하라는 국민의힘 측의 문제 제기로 10시간 가까이 정회하며 파행한 끝에 결국 자정을 넘겨 자동 산회했다.

조 교육감은 미리 배포한 시정연설문에서 '생태 전환교육 활성화 및 지원에 관한 조례' 폐지안을 시의회가 발의한 데 대해 "기후위기 시대 과제를 역행하는 것"이라며 재고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국민의힘 측은 이번 회의는 서울시와 서울시 교육청의 추가경정예산 편성을 논의하는 자리라며 조 교육감에게 '주제에 맞는 연설을 해달라'는 의견을 보냈으나 조 교육감이 내용을 수정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면서 갈등이 빚어졌다.

둘째 날 회의는 13일 오전 10시 김현기 서울시의회 의장을 대리해 같은 당인 국민의힘 소속 남창진 부의장의 주재로 열렸다.

민주당 측은 시정질문에 앞서 원내대표의 의사진행발언 시간을 달라고 요구했으나 의사봉을 쥔 남 부의장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소란이 일기도 했다.

남 부의장은 "의사진행발언은 검토해서 회의 중에 하겠다.

허가하지 않겠다는 의도가 아니라 오늘 중, 할 수 있는 시간에 하려는 것"이라며 민주당 측의 의사진행발언 요청을 보류했다.

그러나 민주당 측은 "원내대표의 의사진행발언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는 것은 교섭단체를 무시하는 행위"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10여분간 항의와 고성이 이어졌고 첫 질의자인 김지향 국민의힘 시의원의 시정질문이 시작된 이후에도 몇분간 소란이 이어지다가 민주당 시의원들이 이석한 상태에서 회의가 계속됐다.

김지향 시의원에 이어 같은 당 김혜영 시의원의 시정질문까지 마친 후 시의회는 개회한 지 약 1시간 만에 양당 대표 협의를 위해 정회를 선포했다.

이런 가운데 진보 성향 교육시민단체인 서울교육단체협의회는 논평을 내고 "이번 정례회는 학교교육 정상화를 위한 추경 예산안을 심의·의결하는 자리이며 당연히 교육감에게는 추경안에 대해 의원들에게 이해를 구하고 쟁점이 있으면 설득할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협의회는 "서울시의회는 지난해 겨울부터 시 교육청 예산안을 볼모로 해 권력 놀이를 일삼았다"며 김현기 의장과 국민의힘 시의원들이 의회를 파행시켰다고 주장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