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도주범 검거 끝나면 감찰 착수·방지책 마련
'집단탈주' 현장서 감시명령 있었으나 전달 혼선·미이행 정황
'집단탈주' 사건이 벌어진 경찰 지구대에서 외국인 피의자들을 지켜보라는 현장 지시가 있었지만, 전달 과정에서 혼선 또는 미이행으로 우려했던 사건이 벌어진 정황이 드러났다.

경찰은 도주범 검거가 마무리되면 사건 전말을 면밀하게 분석해 책임자를 문책하고 재발 방지책을 마련할 예정이다.

12일 경찰에 따르면 전날 오전 광주 광산경찰서 월곡지구대에서 베트남 국적 도박 피의자 10명이 도망치기 이전 회의실에서 대기 중인 피의자들을 감시하라는 현장 지시가 있었다.

해당 지시는 월곡지구대 근무조의 조장이 내렸으나 대상은 현재 불명확하다.

일요일 새벽이었던 당시 월곡지구대에서는 1개 근무조, 지원 나온 경력 등 12명이 외국인 피의자 23명을 관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현장을 지휘하던 조장이 대상자를 지목하고 지시를 정식으로 내렸는지, 지시받은 직원이 이를 묵살했거나 제대로 이행을 못 했는지 등 정확한 경위를 파악할 방침이다.

피의자 감시는 도주 방지뿐만 아니라 자해 예방 등 신변 보호를 위해서도 꼭 필요한 조치라고 경찰 관계자는 설명했다.

경찰은 이번 사건을 교훈 삼아 지구대 건물의 모든 창문에 창살을 설치하고, 피의자 관리 지침을 강화하는 재발 방지책도 마련할 계획이다.

이번 사건에서 월곡지구대는 신원 확인 등 기초 조사를 위해 임의동행한 피의자 23명을 경찰 업무 공간인 회의실에서 우선 대기하도록 했다.

경찰은 피의자들이 체포와 연행, 조사 과정에서 별다른 저항 없이 통제에 잘 따르자 이들에게 수갑을 채우지 않고 대기하도록 했다.

도주범들은 폐쇄회로(CC)TV조차 없는 회의실에 머물면서 감시가 소홀한 틈을 타 바깥으로 밀면 15도가량 열리는 공기 순환용 시스템 창문 틈으로 빠져나갔다.

사건 발생 이후 경찰이 측정한 창문 틈은 약 17㎝였다.

경찰 관계자는 "지금은 남은 도주범 신병 확보에 주력할 시기"라며 "감찰 조사와 재발 방지책 마련은 검거가 완료되면 본격적으로 이뤄질 예정"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