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도제한 완화 용역' 공정성 시비…시, 용역업체 재선정하기로
시 "사전에 몰랐다"…앞서 '백현마이스' 사업자 선정 때도 잡음
평가위원 과반이 낙찰업체 직원…성남시 용역업체 선정 또 물의
경기 성남시는 서울공항 인근 건축물 고도제한 완화를 위한 연구용역 수행업체 선정 심사를 다시 하기로 했다고 11일 밝혔다.

최근 이뤄진 업체 선정 과정이 공정성 시비에 휘말렸기 때문이다.

성남시는 지난달 16일 '성남시 제3차 고도제한 완화 기반 구축 용역' 수행을 위한 제안서 심사를 진행했다.

이는 서울공항 인근 지역의 건축물 높이 제한을 완화하기 위한 연구 용역이다.

평가위원은 항공 분야 6명, 도시계획 분야 1명 등 모두 7명으로 구성됐다.

이들이 2개 업체가 제출한 제안서를 대상으로 심사, 다음날 한국항공운항학회가 우선 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용역 수행비는 4억2천700만원이다.

앞서 시는 평가위원 공개 모집에 참여한 45명 중에서 항공 분야 18명, 도시계획 분야 4명 등 22명(3배수)을 예비후보로 추린 뒤 심사 당일 추첨을 통해 평가위원 7명을 최종 선정, 제안서 심사를 했다.

그러나 심사 결과가 나온 뒤 탈락 업체 측에서 평가위원 중 상당수가 우선 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업체 측과 관련돼 있다고 주장하며 시에 '셀프 심사' 의혹을 제기했다.

시가 확인한 결과 실제로 평가위원 7명 중 항공 분야 4명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한국항공운항학회 소속 임원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시는 지난달 30일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통보를 철회하고, 평가위원을 새로 모집해 재심사하기로 했다.

지난 2일 평가위원 재모집 공고를 냈고, 이달 말 재심사 할 계획이다.

시 관계자는 "평가위원 신청 서류 이력에 항공학회 관련 내용은 빠져 있어 일부 평가위원이 특정 응찰 업체와 관련된 사실을 사전에 파악하지 못했다"고 시의 잘못을 시인했다.

이어 "평가위원 모집공고 때 공정성 문제 소지가 있으면 스스로 기피, 회피하도록 안내했는데 걸러내지 못했다"며 "재발 방지를 위해 개선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성남시에서 입찰 관련한 평가위원 선정 및 심사 과정의 잡음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이보다 앞서 최근 시와 성남도시개발공사가 진행한 백현마이스 도시개발사업 우선 협상대상자 선정 과정에서도 문제가 불거진 바 있다.

이 사업 우선 협상대상자 선정에서 탈락한 업체 측이 예비 평가위원들 명단이 사전 유출됐다는 의혹을 제기하면서 특정 업체로부터 로비를 받았다고 주장하는 예비 평가위원들의 녹취록과 명단을 시에 제출했고, 시의회 더불어민주당과 함께 수사 의뢰를 검토 중이다.

시의회 민주당 관계자는 "검찰에 고발하기 위해 백현마이스 사업 관련 의혹에 대해 법률 검토를 진행 중인데 고도제한 완화 용역 업체 선정 과정에 또 잡음이 일고 있다"며 "성남시는 잇단 공정성 논란에 대해 시민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