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발성 심리치료 넘어 체계적 지원 필요…정책 수립시 반영"
'코로나·참사' 트라우마 겪는 현대인…서울시 대응방안 연구
서울시가 대도시에 사는 현대인이 겪는 트라우마를 분석하고 이것이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와 같은 정신질환 등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예방하는 연구를 추진한다.

11일 서울시 등에 따르면 시는 서울시민이 트라우마로 인해 정신질환을 겪는 일을 사전에 방지하기 위해 'PTSD 선제적 대응 방안 수립을 위한 학술 연구용역'에 착수한다.

시가 PTSD와 관련한 연구용역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PTSD는 자연재해, 사고 등의 심각한 일을 경험한 후 공포감을 느끼고 그 후에도 계속되는 재경험을 통해 고통을 겪으면서 정상적인 일상 활동에 어려움을 겪는 정신질환이다.

이번 연구용역은 최근 코로나19, 이태원 참사 등 현대인이 트라우마를 경험하는 횟수가 늘면서 이로 인해 발생하는 PTSD에 대응할 필요성이 커진 데 따른 것이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2022 한국 청장년의 트라우마 실태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청장년층(20∼50대)에서 일생 평균 4.8개의 트라우마를 경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각종 연구 결과를 보면 일상생활에서 경험하는 생활 스트레스도 PTSD를 유발할 수 있고, PTSD는 약물·알코올 사용 장애와 주요 우울장애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시는 지난해 10월 29일 이태원 참사 이후 큰 충격을 받은 시민이 심리적 안정을 찾을 수 있도록 특별 심리지원 서비스를 제공한 바 있다.

심리지원은 시내 정신전문의료기관 225곳에서 최대 3회 우울·불안 검사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하지만 그동안 대형 사건·사고가 벌어졌을 때 단발성으로 하던 심리치료 수준을 넘어서 장기적이고 체계적인 PTSD 진단과 치료가 필요한 것으로 보고 연구를 수행하게 됐다.

현재 국가트라우마센터가 있기는 하지만, 서울이라는 대도시 특성에 맞는 보다 세밀한 연구와 정책 개발이 이뤄질 전망이다.

정신건강증진 및 정신질환자 복지서비스 지원법(정신건강복지법)은 제4조 1항에서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국민의 정신건강을 증진하고 정신질환을 예방·치료하며 정신질환자의 재활·장애 극복과 사회적응 촉진을 위한 연구·조사와 지도·상담 등 필요한 조치를 해야 한다'고 지자체의 책임과 역할을 규정하고 있다.

연구는 서울에서 PTSD를 경험한 시민 등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하고 이들이 필요로 하는 지원이 무엇인지를 알아보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연구 결과는 추후 시의 PTSD 관련 정책에 반영될 예정이다.

시 관계자는 "PTSD에 선제 대응하려면 서울시민이 겪는 트라우마의 주요 요인과 위험성 등을 구체적으로 연구할 필요가 있다"며 "이를 바탕으로 서울시민이 겪는 트라우마에 대응하고 질병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지원하는 정책을 추진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