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니스엘보 스테로이드 주사 맞아도 수술 결과 영향 無"
테니스엘보로 불리는 팔꿈치외상과염 수술 전 스테로이드 주사 치료를 받아도 수술 결과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비수술 치료법인 스테로이드 주사 등을 수술 전 치료로 폭넓게 활용해도 문제 없다는 의미다.

관절전문병원인 바른세상병원(병원장 서동원)은 홍인태 수족부센터 원장(정형외과 전문의)이 최근 이런 내용을 담은 논문을 미 스포츠의학회지(AJSM·The American Journal of Sports Medicine)에 발표했다고 8일 밝혔다. AJSM은 정형외과 분야 임상 관련 학술지 중 영향력지수(Imfact factor) 지수가 가장 높다.

홍 원장팀은 팔꿈치외상과염으로 수술받은 환자 99명의 수술 전 스테로이드 주사 횟수를 조사해 스테로이드 주사 횟수가 수술 결과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이를 통해 전체 수술 환자의 97%가 수술 후 양호한 결과를 보였고 수술 전 스테로이드 주사 횟수가 수술 결과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것을 확인했다.

스테로이드 주사가 단기적으로 팔꿈치외상과염 치료에 효과 있다는 것은 오래 전 입증됐다. 하지만 스테로이드 성분에 대한 부정적 인식 탓에 의료진과 환자 모두 해당 치료에 대한 심리적 장벽이 컸다.

일부 연구에선 팔꿈치외상과염을 치료하기 위해 스테로이드 주사를 쓰면 팔꿈치가 불안정해지고 재수술의 위험이 높아진다는 보고도 있었다. 이 때문에 치료효과가 검증되지 않은 다른 주사치료를 활용하거나 스테로이드 주사 치료 횟수에 제한을 두는 일도 많았다.

이번 연구는 스테로이드 주사치료 횟수가 수술결과에 미치는 영향을 직접 비교한 첫 번째 연구다. 참여 환자가 많은 데다 수술 후 통증 척도, 근력 평가, 기능 평가, 설문조사 등 다양한 자료를 분석했기 때문에 임상적 의미도 크다는 평가다.

스테로이드 주사가 증상을 완화하는 데 도움된다면 수술을 서두르는 대신 보존적 치료로 계속 활용해도 된다는 의미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홍 원장은 "직업적으로 손 사용이 많거나 고강도의 운동을 할 때, 갱년기 여성, 스트레스나 불면증 등으로 팔꿈치외상과염이 장기화할 때 주사 치료 횟수가 늘면 수술을 고민하게 된다"며 "팔꿈치외상과염은 발병 기간이 오래돼도 나아지는 환자도 많다"고 했다.

그는 "연구를 통해 주사 치료가 증상 완화에 도움되면 수술을 서두르지 않아도 된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팔꿈치외상과염으로 고생하는 환자에게 도움되길 바란다"고 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