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BC 음주 3인방, 솜방망이 징계…출장정지 없다
한국야구위원회(KBO)가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기간에 음주해 논란을 빚은 김광현(SSG 랜더스), 이용찬(NC 다이노스), 정철원(두산 베어스)에게 사회봉사와 벌금을 부과했다.

KBO는 7일 서울시 강남구 도곡동 야구회관에서 상벌위원회를 열고 세 선수의 징계 수위를 확정했다.



김광현은 사회봉사 80시간과 제재금 500만원, 이용찬과 정철원은 사회봉사 40시간과 제재금 300만원의 징계를 받았다.

처벌 근거는 '경기 외적으로 품위를 손상하는 행위를 하여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킨 경우 실격 처분, 직무 정지, 참가활동정지, 출장정지, 제재금 부과 또는 경고 처분 등 적절한 제재를 가할 수 있다'고 명시한 KBO 규약에서 찾았다.

KBO는 "조사 결과 3월 7일 선수단이 (WBC가 열린) 일본 도쿄에 도착한 뒤부터 같은 달 13일 중국전 전까지 대회 공식 기간 중 김광현은 7일, 일본전(10일) 종료 직후인 11일 0시와 1시 사이에 총 두 차례 유흥주점에 출입했다"며 "정철원은 11일 오전 한 차례 김광현과 동석했고, 이용찬은 11일 두 선수와는 별도로 해당 장소에 출입했다"고 밝혔다.

3월 10일 일본전이 늦게 끝나 해당 선수들은 11일 0시 넘어 유흥주점을 찾았다.

두 차례 유흥주점을 출입한 김광현이 한 차례씩 찾은 이용찬과 정철원보다 높은 수위의 징계를 받았다.

김광현, 이용찬, 정철원은 상벌위에 직접 참석해 소명한 뒤 "거짓 없이 있는 사실대로 얘기했다"며 "상벌위 결과를 수용하겠다. 다시 한번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국가대표로 지난 3월 일본 도쿄에서 열린 WBC에 출전한 이들 투수 세 명은 대회 기간 숙소 밖 주점에서 술을 마셔 비판받았다. 한 인터넷 매체가 음주 사실을 보도했고, 선수들도 이를 인정하고 지난 1일 사과했다.

다만 선수들은 호주전(3월 9일)이나 일본전(3월 10일)을 앞둔 때가 아닌 "일본프로야구팀과 평가전을 오사카에서 치르고 본선 1라운드 장소인 도쿄로 이동한 3월 7일과 경기가 없는 휴식일(3월 11일) 전날인 10일 오후에 술을 마셨다"고 해명했다.

2023 WBC에서 한국은 한 수 아래로 여긴 호주에 7-8로 패했고, 일본에는 4-13으로 완패했다. B조 상위 2개 팀에 주어지는 2라운드 진출권을 획득하지 못하고 초라하게 귀국한 한국 대표팀을 향해 팬들은 실망감을 드러냈다.

KBO는 상벌위를 개최하기 전 조사위원회를 꾸려 선수 세 명에게 경위서를 받고 대면 조사도 했다.

또한 선수들이 찾은 도쿄 유흥주점 업소 관리자에게 유선으로 출입 시간, 금액, 종업원 동석 여부 등을 확인하고 조사 대상 선수 세 명으로부터 도쿄에서 자신의 동선을 알려주는 신용카드 사용 내역 등을 받았다.

아울러 WBC 대표 선수 중 국외리그에서 뛰는 두 명(김하성과 토미 현수 에드먼)을 제외한 KBO 리그 소속 전원을 대상으로 대회 기간 유흥주점 출입 여부를 세 차례 전수 조사하기도 했다.

KBO는 "김광현, 이용찬, 정철원 선수를 제외한 25명은 모두 유흥주점을 출입하지 않았다고 확인했다"고 전했다.

KBO는 "기대에 미치지 못한 성적과 경기력을 보인 2023 WBC에서 대표팀 선수들이 음주 논란을 일으킨 점에 대해 다시 한번 깊이 사과한다"며 "국가대표 운영 규정을 보다 세분화해 향후 재발 방지를 위해 철저히 준비하고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박근아기자 twilight1093@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