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도면 주민들 "해송숲 20% 이미 말라죽어, 60%는 진행 중"
'해충 습격' 한반도 지형 닮은 신안 명물 해송숲 "고사 위기"
한반도 지형을 쏙 빼닮은 전남 신안군의 명물 해송 숲이 고사 위기에 놓였다.

4㎞에 이르는 백사장 등으로 유명한 신안군 증도면 우전해수욕장에 맞닿아 있는 이 울창한 해송숲은 신기하게도 한반도 지형과 똑같아 신안의 랜드마크가 됐다.

50여년 전 주민들이 심한 바닷바람에 모래가 날려 농경지 등으로 유입되는 것을 막고자 방풍림으로 소나무를 심은 것이 점차 자라면서 한반도 모습을 갖추게 됐다고 주민들은 전한다.

주민과 관광객의 사랑을 한 몸에 받아온 이 해송숲이 최근 솔껍질깍지벌레 피해로 죽어가고 있다.

'해충 습격' 한반도 지형 닮은 신안 명물 해송숲 "고사 위기"
6일 증도면 주민들에 따르면 30㏊에 이르는 해송숲 80% 정도에 솔껍질깍지벌레 피해가 나타났다.

피해 면적 80% 가운데 20% 숲은 솔껍질깍지벌레 피해로 소나무가 이미 말라 죽었고, 60%는 노랗게 변색해 회복이 어려운 상태라고 주민들은 주장했다.

한 주민은 "신안군이 미세먼지 차단 숲을 비롯해 섬 숲만들기 사업은 활발하게 추진하고 있지만, 정작 관리해야 할 명품 해송 숲 관리는 소홀하게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솔껍질깍지벌레가 주로 활동하는 3∼5월을 맞아 방제 작업을 제대로 하지 않아 올해 피해가 확산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솔껍질깍지벌레 피해는 증도뿐만 아니라 임자도 대광해수욕장 해변숲 20㏊에도 나타나는 등 섬 곳곳으로 퍼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 벌레는 나무껍질 속에서 가늘고 긴 입으로 수액을 흡수한다.

나무는 아래쪽 가지부터 적갈색으로 고사한다.

'해충 습격' 한반도 지형 닮은 신안 명물 해송숲 "고사 위기"
주로 해송에 피해를 주는 솔껍질깍지벌레는 1963년 전남 고흥에서 처음으로 발생해 전국으로 확산했다.

신안군 관계자는 "올해 봄 가뭄이 심각해 수세가 약해진 데다가 솔껍질깍지벌레 확산으로 해송숲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면서 "조만간 현장을 찾을 산림자원연구소 전문가 의견을 듣고 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