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EF 협상서 핵심광물협정 체결 요구…관철시 한국 배터리업계 이익
동남아국가들도 미국에 "IRA 핵심광물 원산지 인정해달라"
동남아시아 국가들이 자국 핵심광물도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의 전기차 보조금 혜택을 볼 수 있게 해달라고 미국에 요구하고 있다고 정치매체 폴리티코가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필리핀,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은 미국이 이들 국가와 협상 중인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IPEF)의 한 부분으로 핵심광물협정 체결을 요구하고 있다.

IRA의 전기차 세액공제를 받으려면 리튬, 니켈, 망간, 흑연, 코발트 등 배터리에 들어가는 핵심광물을 미국이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 국가에서 조달해야 한다.

그러자 일본과 유럽연합(EU) 등 미국과 FTA가 없는 나라들이 항의했고, 결국 바이든 행정부는 일본과 별도 핵심광물협정을 체결한 뒤 일본에 'FTA 체결국' 지위를 부여했으며 EU와도 비슷한 협정을 추진 중이다.

동남아 국가들도 이처럼 IPEF를 타결하면 미국과 FTA를 체결한 것으로 간주해달라는 것이다.

알프레도 파스쿠알 필리핀 산업장관은 인터뷰에서 "우리 기업이 IRA 보조금을 받을 수 있도록 IPEF를 FTA와 동급으로 간주할 수 있는지를 미국에 제기하고 있다"고 밝혔다.

인도네시아 언론에 따르면 아일랑가 하르타토 인도네시아 경제조정장관도 지난 27일 미국 디트로이트에서 열린 IPEF 장관회의에서 핵심광물협정을 IPEF의 무역 부문에 추가할 것을 제안했다.

폴리티코는 동남아 국가들의 이런 요구가 IPEF 협상을 오는 11월까지 타결해 인도·태평양에서 중국의 경제적 영향력을 상쇄하려는 바이든 행정부의 구상을 복잡하게 만들 수 있다고 관측했다.

또 미국 의회가 불만을 표출할 수도 있다.

이미 의회는 바이든 행정부가 의회와 협의 없이 일본, EU와 핵심광물협정을 추진해 미국 내 제조업을 부흥한다는 IRA 취지를 왜곡한다고 비판해왔다.

동남아 국가들의 요구가 관철되면 핵심광물 공급원이 다양해진다는 점에서 한국의 배터리 업계에는 도움이 될 전망이다.

특히 인도네시아는 한국 기업이 핵심광물을 많이 조달하는 곳이라 한국 정부는 미국에 인도네시아를 IRA의 핵심광물 원산지 요건을 충족하는 국가로 해석해달라고 요청해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