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발 사주' 손준성 재판서 증언…"김웅, 최강욱 '보낸다' 표현"
손준성측, 파일 변조 가능성 제기…조성은 "특별한 일 안 했다"
조성은 "일간지 사장-총선후보 식사자리서 김웅 처음 만나"(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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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바 '고발사주' 사건의 제보자인 조성은 씨가 국민의힘 김웅 의원을 처음 만난 경위를 법정에서 증언했다.

조씨는 2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김옥곤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손준성 검사의 공판에 증인으로 나와 총선을 약 한 달 앞둔 2020년 3월 중·하순께 언론인들과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후보의 식사 자리에 초청받았다고 말했다.

공수처 검사가 이 모임에서 누구와 함께했느냐고 묻자 조씨는 "(그 모임이) 부적절할 수 있다"면서 유력 일간지의 사장과 논설위원들, 김용태 당시 미래통합당 후보, 김 의원(당시 후보) 등이 있었다고 답했다.

그 자리에서 김 의원이 검찰총장이던 윤석열 대통령과 친분도 강조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 식사 자리가 이들 언론인이 미래통합당 후보들에게 '도와줄 테니 선거를 잘 치러보라'고 하는 취지의 모임이었다고 기억했다.

조씨는 그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아 김 의원이 고발사주 의혹의 핵심 문건인 '고발장'을 전해줬다고 증언했다.

이때 조씨는 미래통합당 선거대책위원회 부위원장이었다.

공수처 검사가 통화 녹취록을 토대로 "김 의원이 '고발장 초안을 저희가 만들 것', '고발장을 남부(지검)에 내랍니다, 남부 아니면 위험하대요'라는 취지로 얘기했나"고 묻자 조씨는 "그렇다"고 확인했다.

조씨는 이와 관련해 "당시는 '조국 사태' 이후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과 문재인 정권 분들의 대립이 이슈였던 시기로, 어떤 지검장은 누구의 라인인지 충분히 검색해 알 수 있었다"며 "이에 예민하게 반응해야 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고발장을 만든 주체가 있고, 이 주체가 고발장을 어디에 제출해야 할지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밝힌 것으로 이해했다"며 "당시엔 (미래통합당) 중앙당 차원에서 고발장을 접수하길 바란 것으로 봤다"고 증언했다.

조성은 "일간지 사장-총선후보 식사자리서 김웅 처음 만나"(종합)
조씨는 "김 의원이 '최강욱 후보에 대한 고발장을 총선 전에 제출해야 나중에 당선되더라도 의원직을 상실시킬 수 있다'는 취지로 말했느냐"는 공수처 검사의 질문에도 "그렇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김 의원이 이때 '보낸다'는 표현을 썼다"며 "고발을 통해 최 의원이 정치활동을 하지 못하게 하려는 의도가 아니었을까 싶다"고 말했다.

반대 신문을 진행한 손 검사 측은 조씨가 수사기관에 제출한 휴대전화와 USB 속 자료가 변조됐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손 검사의 변호인은 조씨가 제출한 '1차 고발장' 파일 10쪽의 속성 구조가 타 고발장과 다르다고 언급하며 "속성이 비정상적으로 수정됐는데, 변경한 사실이 있나"고 물었다.

아울러 상당수 파일의 '변경 일시', '수정 일시' 정보에 조씨가 대검의 조사를 받기 하루 전 날짜가 기재돼 있다고도 지적했다.

이에 조씨는 "파일을 USB로 옮겨 담고, 휴대전화를 컴퓨터에 연결해 전송한 것 외에 특별한 일을 하지 않았다"고 부인했다.

변호인은 조씨에게 "김 의원이 자료를 전달하면서 '21대 총선과 관련해 보낸다'는 의사를 명시적으로 표시했나"고 반복해서 묻기도 했다.

고발장을 전달했더라도 총선 개입 의도까지 단정할 수 없다는 취지다.

조씨는 "선거 기간 중에 전달받은 만큼 선거와 무관할 수 없다고 봤다"고 답했다.

고발 사주 의혹은 2020년 4·15총선을 2주 정도 앞두고 검찰이 당시 열린민주당 비례대표 의원 후보였던 최강욱 의원과 유시민 당시 노무현재단 이사장 등 범여권 인사에 대한 고발을 사주했다는 내용이다.

대검찰청 수사정보정책관이던 손 검사는 최 의원 등에 대한 고발장과 실명 판결문 이미지를 김 의원에게 텔레그램으로 전달한 혐의로 작년 5월 공무상비밀누설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