앳킨슨 ITIF 회장 "미국의 중국 견제 한국에 이익…길게 봐야"
美전문가 "한국, 마이크론 사태 이용하면 한미 신뢰 무너져"
한국 반도체 기업이 중국의 미국 반도체 기업 마이크론 제품 금지를 기회로 활용해 이득을 볼 경우 한국과 미국 간 신뢰 관계에 금이 갈 것이라고 미국 전문가가 전망했다.

로버트 앳킨슨 정보기술혁신재단(ITIF) 회장은 1일(현지시간)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주최 대담에서 "중국이 우리를 응징하는 상황을 한국 기업들이 이용하면 한미 간에 신뢰를 무너뜨려 큰 문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분열시켜 정복하는 게 중국의 핵심 전략"이라며 "우리가 함께 뭉치면 이것을 극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마이크론 3개사가 메모리 반도체 시장을 주도하고 중국 반도체 기업들이 추격하는 상황이라면서 "중국의 목표는 3개 회사 중 1개를 망하게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그게 마이크론이 될 수도 있고 SK하이닉스가 될 수도 있다.

삼성이, 아니 중국이 삼성을 망하게 하지는 않겠지만 삼성의 메모리 사업을 가져갈 수는 있다"고 관측했다.

그는 한국과 미국이 중국 기업이 만든 메모리 반도체의 수입을 금지하는 '동맹 합의'를 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반중(反中)을 하려는 게 아니라 중국 기업들은 어마어마한 정부 보조금과 지식재산권 탈취, 기술 이전 강요 등 불법적인 수단에 의존하지 않고서는 존재할 수 없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한국과 중국이 경쟁하는 첨단산업 분야가 겹치기 때문에 한국이 중국 견제에 동참하는 게 한국에도 이익이라면서 한국이 길게 내다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일본은 미국이 중국을 견제하기를 원하고 미국이 그렇게 해서 매우 기뻐한다"며 "한국은 우리가 중국을 견제해 한국에 큰 친절을 베푼다는 것을 이해해야 한다"고 말했다.

ITIF는 과학기술정책 분야 비영리 연구·교육기관으로 워싱턴DC에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