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윤 핵심' 당직자 거론?…지도부 "'5인회'는 처음 듣는 단어"
이용호 "당 의제 5인회가 결정" 김기현 "일고의 가치 없는 얘기"
국민의힘 최고위원 보궐선거 후보로 거론됐으나 후보 등록을 하지 않은 이용호 의원이 '5인회가 당 핵심의제를 결정한다'고 발언한 데 대해 1일 당내 설왕설래가 이어졌다.

이 의원은 지난달 30일 CBS 라디오에서 "기본적으로 지금 김기현 체제가 모습이 좀 이상하게 됐다.

기대만 못 하게 됐다"며 "최고위원회의가 최고 의사결정기구인데 거기에 걸맞냐, 혹시 들러리냐, 실제 중요한 핵심의제 결정은 다른 데서 하는 것 아니냐(는 말이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의원은 "용산 (대통령실은) 아니고, 당내에서도 '5인회'가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며 "이런 얘기들이 있다 보니까 (최고위원 선거 기탁금) 4천만원 내고 이게 가성비가 나오냐"고 덧붙였다.

최고위가 아닌 '5인회'가 당내 의사결정을 좌지우지하는 탓에 최고위원 보궐선거 후보 등록 열기가 저조했다는 의미로 읽히는 대목이다.

각종 설화로 물러난 태영호 전 최고위원 후임을 뽑는 최고위원 보궐선거 후보로 현역 의원은 1명도 등록하지 않았고 김가람 청년대변인, 이종배 서울시의회 의원, 천강정 전 국민의힘 제1차 전당대회 최고위원 후보 등 원외 인사만 6명이 등록했다.

이 의원이 거론한 '5인회'는 김 대표에게 매일 아침 회의에서 중요 사안을 보고하는 이철규 사무총장, 박대출 정책위의장, 박수영 여의도연구원장, 박성민 전략기획부총장, 배현진 조직부총장 등 주요 당직자들을 염두에 둔 것이라는 이야기가 돈다.

이 중 이 총장과 박 부총장 등은 '친윤(친윤석열)계 핵심'으로 꼽혀 당직 임명 당시부터 당내 사안에 상당한 영향력을 줄 것이라는 관측도 있었다.

이용호 "당 의제 5인회가 결정" 김기현 "일고의 가치 없는 얘기"
이 의원의 이런 발언에 지도부는 '일고의 가치도 없는 이야기', '처음 듣는 말'이라고 반박했다.

김기현 대표는 이날 수원 보훈 재활센터 방문 후 기자들에게 "당대표, 사무총장, 정책위의장, 사무부총장, 수석대변인이 모여서 (당내 의제를) 의논하는 것이 당연하지, 의논하지 않는 게 당연한 것이냐"며 "말도 안 되는 얘기, 일고의 가치도 없는 얘기"라고 말했다.

배현진 부총장은 통화에서 "'5인회'는 처음 듣는 단어"라며 "아침에 (김 대표에게 보고하는) 전략회의는 당직자, 실무자들 회의인데 조금 오해를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배 부총장은 '지도부 실세 조직이 따로 있어 최고위원 보궐선거에 현역 의원들이 나오지 않았다는 이야기가 있다'는 질문에 "그건 전혀 없다.

누구든 나서서 자신의 역량을 다 할 수 있고, 자신의 정치적 결정의 영역"이라며 "최고위 역할이 유명무실해 아무도 나서지 않았다는 말에는 동의할 수 없다"고 답했다.

현재는 지도부가 아닌 성일종 의원도 SBS 라디오에서 "'5인회'라는 말을 저는 처음 듣는다"라며 "제가 정책위의장을 했는데 당에서는 대표, 원내대표, 정책위의장, 사무총장이 주로 일을 많이 하고 사전에 협의도 한다.

이건 여야가 거의 똑같다"고 말했다.

이어 "전략기획부총장이나 조직부총장도 굉장히 중요해 '당 4역'에 플러스알파(+α)로 들어간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