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관 양성 학교서 교육생 괴롭힘·상관 성희롱 의혹

신임 소방관을 양성하는 소방학교에서 교육생 괴롭힘과 여자 상관을 대상으로 한 성희롱이 발생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내부 조사가 진행 중이다.

1일 충청소방학교와 이 학교 교육생 A씨에 따르면 지난달 초 입교한 일부 교육생들이 동기를 괴롭히고 여성 지도관을 상대로 성희롱했다는 내부 신고가 최근 소방학교에 접수됐다.

A씨의 신고는 20대 후반∼30대 초반 교육생 3명이 지난달 17일부터 25일까지 나이가 어린 입교 동기 A씨에게 지속적으로 언어폭력을 행사했다는 내용이다.

"딱 봐도 애XX 같다", "병신같다", "패고 싶다"고 욕설하고, 뜀걸음 후 힘들어하는 자신에게 "넌 썩은 귤. 아니 그 안에 든 벌레"라고 모욕했다고 A씨는 주장했다.

'외박 나가면 물에 빠뜨려 죽이겠다'고 하는 한 교육생에게 A씨가 퇴교 조처될 것이라고 항의하자 "어차피 물에 빠져 죽을 텐데, 어떻게 퇴교시키려 하느냐"고 아무렇지 않게 대응했다고 전했다.

이들은 교육을 담당하는 여성 지도관 등에 대해 "쟤는 꿀벌도 안 꼬임", "(남성 지도관과) 바로 옆방에서 잔다던데 둘이 뭐 하다 걸리는 거 아님?" 등 성희롱 발언도 했다고 A씨는 말했다.

A씨는 "이들과 한 생활관을 쓰고 수업도 같이 듣는 탓에 온종일 교육생과 상관을 향한 욕설과 비방을 들어야만 했다"면서 "입에 담을 수도 없는 음담패설과 함께 몇살 어리다는 이유로 상식 밖의 괴롭힘을 당했다"고 호소했다.

학교 측과도 상담했지만 '폭행도 아니지 않느냐', '어차피 계속 봐야 할 사이인데 (문제 제기가) 본인에게도 안 좋을 것이다' 등 답변을 들었다고 A씨는 하소연했다.

대전·세종·충청지역 소방관과 신임 소방 공무원 등을 교육하는 이 학교는 지난해에도 교관이 교육생에게 강제로 이물질을 먹으라고 지시하는 등 괴롭힘 사건이 발각돼 충남소방본부 감찰 조사가 진행된 바 있다.

이에 대해 충청소방학교 관계자는 "신고 접수 후 가해자와 피해자를 즉시 분리 조치했다"며 "괴롭힘과 성희롱 신고 내용을 토대로 사실관계를 조사하고 사실임이 확인되면 학칙에 따라 징계 처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