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천마총 등 유물·설화·역사로 스토리 구성…색다른 밤의 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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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소영 '대릉원 녹턴' 총감독
신라 대릉원의 역사 숙고
인공적 구조물 설치하지 않고
다양한 콘텐츠 구성에 초점
스토리텔링·예술성 모두 잡아
신라 대릉원의 역사 숙고
인공적 구조물 설치하지 않고
다양한 콘텐츠 구성에 초점
스토리텔링·예술성 모두 잡아
“이집트 피라미드에서 이런 미디어아트가 열렸더라도 이보다 멋지지는 않았을 것이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의 일부인 경북 경주 대릉원에서 신라시대 고분군을 배경으로 한 달간 열리고 있는 ‘대릉원 녹턴’을 본 한 이탈리아 관광객의 반응이다.
지난달 4일부터 오는 4일까지 32일간 경주 대릉원에서 열리는 미디어아트 ‘대릉원 녹턴’은 제목부터가 공감각적 이미지를 담고 있다. 밤에 어울리는 음악이라는 뜻을 가진 녹턴처럼 대릉원은 밤에 어울리는 관광지이자 예술작품의 무대로 변신했다.
‘대릉원 녹턴’은 경상북도가 추진 중인 차세대 소프트파워 창출의 성공 모델이자 훌륭한 가이드가 된 이벤트였다. 과학과 예술의 결합, 4차산업혁명과 문화유산 예술의 콜라보를 보여준 수작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박소영 ‘대릉원 녹턴’ 총감독을 만나 기획과정과 의미를 들어봤다.
▷대릉원 녹턴은 예술성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많이 받고 있다. 비결은
“국내 미디어아트 사업의 경우 대부분 각양각색의 조명설치가 주를 이루었고 프로젝션 매핑기술을 이용한 미디어파사드의 경우 현란한 시각효과나 프로그램 위주였다. ‘대릉원 녹턴’은 국내외에서 왕성하게 활동하는 유명한 미디어 아티스트들이 대릉원의 역사를 숙고해 심혈을 기울여 만든 작품이다. 이런 노력 덕분에 스토리텔링과 예술성이 돋보인 것이다. 다른 미디어아트와 차별성을 갖는 이유다. 오랜 경험을 통해 미디어 파사드 메커니즘을 잘 알고 있다. 예술성과 흥미 이 두 가지 요소를 적절히 결합하는 것이 미디어 파사드 작품의 관건이다.”
▷특별히 힘들었거나 집중했던 점은
“사실 욕심을 많이 냈다. 대릉원은 예술 작품의 공간으로 어마어마하게 넓었다. 한국전력에서 허락하는 최대 전력량으로 방대한 공사를 했다. 목련 포토존에서의 메인 미디어파사드인 ‘대릉원 팡파르’, 천마총 내외부의 작품, 스타트업 리콘랩스의 유물 프로젝션, 임시 개방된 쪽문 고분에서의 웰컴 영상 등을 구현하기 위해 비용도 많이 들어갔다. 인터랙션 프로그램은 개발에 큰 비용과 시간이 든다. 모든 참가자가 예술과 ICT 기술이 융합하는 작품을 선보이는 데 의미를 두고 악조건을 감내해주셨다. 여느 행사에서 주가 된 조명 장치가 ‘대릉원 녹턴’에서는 양념에 불과할 정도로 예술성 구현에 많은 헌신이 있었다.”
▷대릉원 녹턴을 보고 1985년 파리 퐁뇌프의 다리를 천으로 감싼 기획이 연상될 정도로 그로테스크한 미학이 느껴졌다. 대릉원 녹턴의 예술적 가치는
“대릉원은 천마총과 황남대총 발굴(1973년), 특히 천마도가 출토된 천마총 덕분에 국내 유적지의 슈퍼스타가 됐다. 올해 1월부터 시작돼 촉박한 기간이었지만 기획팀은 대릉원 관련 모든 자료를 연구해서 행사 콘셉트와 구성을 잡았고 작가들을 섭외했다. 대릉원에만 포커스를 두고 출토된 유물, 설화, 역사에서 모티브를 따와 스토리를 구성했다. 대릉원의 구조적 특성을 하나도 훼손시키고 싶지 않았다. 그런 이유로 인공적인 구조물을 설치하지 않고 고분의 모습을 고스란히 보존한 채 다양한 콘텐츠를 구성하는 데 큰 노력을 기울였다. 관람객들이 가이드 맵을 들고 넓은 대릉원을 돌아다니면서 곳곳에서 미디어아트 콘텐츠를 찾아내는 색다른 밤의 산책을 선사하고 싶었다. 행사 주제 ‘대릉원 녹턴-신라의 혼 빛의 예술로 밝히다’ 콘텐츠 가운데 음악 요소가 두드러지는 작품, 미디어파사드, 사운드 라이트 쇼 LOTUS, 키네틱 그림자극 ‘죽엽군을 기억하다’ 같은 것은 공감각적인 측면을 강조해 탄생한 예술작품들이다”
▷과학과 예술은 한 국가나 공동체 지자체 소프트파워의 핵심이다. 소프트파워 활용 측면에서 대릉원 녹턴을 해석한다면
“황남대총 인터랙티브 아트를 제작한 이준 대구가톨릭대 교수와 윤지현 연세대 교수는 국내 인터랙티브 아트의 권위자다. 10여년 전 서울역사 맞은편 서울스퀘어에서 인터랙티브 프로그램을 한 달 가까이 진행했다. 정성문 경북대 의대 교수(뇌과학연구센터)의 인터랙티브 프로그램은 비교적 간단한 시스템이지만 관객들의 반응이 좋았다. 대릉원에서 출토된 금관과 유리구슬 ‘신라인면’에 관객이 금관을 쓴 모습이나 구슬 속 얼굴로 대체되는 데 신라의 유적지 유물과 관객이 즉각적으로 연결되는 경험을 맛보게 했다. 두 사례에서 보듯 문화예술사업에 과학기술이 결합해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제시했다. 이번 ‘대릉원 녹턴’은 예술과 ICT의 결합에 의한 새로운 시각적· 감각적 콘텐츠로 관람객들에게 새로운 개념의 역사교육 현장을 제공했다는 의미를 가질 것이다. 이번 행사가 경주시가 추진하는 ‘스마트 관광 시대’를 알리는 신호탄이 되길 바란다”
경주=오경묵 기자 okmook@hankyung.com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의 일부인 경북 경주 대릉원에서 신라시대 고분군을 배경으로 한 달간 열리고 있는 ‘대릉원 녹턴’을 본 한 이탈리아 관광객의 반응이다.
지난달 4일부터 오는 4일까지 32일간 경주 대릉원에서 열리는 미디어아트 ‘대릉원 녹턴’은 제목부터가 공감각적 이미지를 담고 있다. 밤에 어울리는 음악이라는 뜻을 가진 녹턴처럼 대릉원은 밤에 어울리는 관광지이자 예술작품의 무대로 변신했다.
‘대릉원 녹턴’은 경상북도가 추진 중인 차세대 소프트파워 창출의 성공 모델이자 훌륭한 가이드가 된 이벤트였다. 과학과 예술의 결합, 4차산업혁명과 문화유산 예술의 콜라보를 보여준 수작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박소영 ‘대릉원 녹턴’ 총감독을 만나 기획과정과 의미를 들어봤다.
▷대릉원 녹턴은 예술성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많이 받고 있다. 비결은
“국내 미디어아트 사업의 경우 대부분 각양각색의 조명설치가 주를 이루었고 프로젝션 매핑기술을 이용한 미디어파사드의 경우 현란한 시각효과나 프로그램 위주였다. ‘대릉원 녹턴’은 국내외에서 왕성하게 활동하는 유명한 미디어 아티스트들이 대릉원의 역사를 숙고해 심혈을 기울여 만든 작품이다. 이런 노력 덕분에 스토리텔링과 예술성이 돋보인 것이다. 다른 미디어아트와 차별성을 갖는 이유다. 오랜 경험을 통해 미디어 파사드 메커니즘을 잘 알고 있다. 예술성과 흥미 이 두 가지 요소를 적절히 결합하는 것이 미디어 파사드 작품의 관건이다.”
▷특별히 힘들었거나 집중했던 점은
“사실 욕심을 많이 냈다. 대릉원은 예술 작품의 공간으로 어마어마하게 넓었다. 한국전력에서 허락하는 최대 전력량으로 방대한 공사를 했다. 목련 포토존에서의 메인 미디어파사드인 ‘대릉원 팡파르’, 천마총 내외부의 작품, 스타트업 리콘랩스의 유물 프로젝션, 임시 개방된 쪽문 고분에서의 웰컴 영상 등을 구현하기 위해 비용도 많이 들어갔다. 인터랙션 프로그램은 개발에 큰 비용과 시간이 든다. 모든 참가자가 예술과 ICT 기술이 융합하는 작품을 선보이는 데 의미를 두고 악조건을 감내해주셨다. 여느 행사에서 주가 된 조명 장치가 ‘대릉원 녹턴’에서는 양념에 불과할 정도로 예술성 구현에 많은 헌신이 있었다.”
▷대릉원 녹턴을 보고 1985년 파리 퐁뇌프의 다리를 천으로 감싼 기획이 연상될 정도로 그로테스크한 미학이 느껴졌다. 대릉원 녹턴의 예술적 가치는
“대릉원은 천마총과 황남대총 발굴(1973년), 특히 천마도가 출토된 천마총 덕분에 국내 유적지의 슈퍼스타가 됐다. 올해 1월부터 시작돼 촉박한 기간이었지만 기획팀은 대릉원 관련 모든 자료를 연구해서 행사 콘셉트와 구성을 잡았고 작가들을 섭외했다. 대릉원에만 포커스를 두고 출토된 유물, 설화, 역사에서 모티브를 따와 스토리를 구성했다. 대릉원의 구조적 특성을 하나도 훼손시키고 싶지 않았다. 그런 이유로 인공적인 구조물을 설치하지 않고 고분의 모습을 고스란히 보존한 채 다양한 콘텐츠를 구성하는 데 큰 노력을 기울였다. 관람객들이 가이드 맵을 들고 넓은 대릉원을 돌아다니면서 곳곳에서 미디어아트 콘텐츠를 찾아내는 색다른 밤의 산책을 선사하고 싶었다. 행사 주제 ‘대릉원 녹턴-신라의 혼 빛의 예술로 밝히다’ 콘텐츠 가운데 음악 요소가 두드러지는 작품, 미디어파사드, 사운드 라이트 쇼 LOTUS, 키네틱 그림자극 ‘죽엽군을 기억하다’ 같은 것은 공감각적인 측면을 강조해 탄생한 예술작품들이다”
▷과학과 예술은 한 국가나 공동체 지자체 소프트파워의 핵심이다. 소프트파워 활용 측면에서 대릉원 녹턴을 해석한다면
“황남대총 인터랙티브 아트를 제작한 이준 대구가톨릭대 교수와 윤지현 연세대 교수는 국내 인터랙티브 아트의 권위자다. 10여년 전 서울역사 맞은편 서울스퀘어에서 인터랙티브 프로그램을 한 달 가까이 진행했다. 정성문 경북대 의대 교수(뇌과학연구센터)의 인터랙티브 프로그램은 비교적 간단한 시스템이지만 관객들의 반응이 좋았다. 대릉원에서 출토된 금관과 유리구슬 ‘신라인면’에 관객이 금관을 쓴 모습이나 구슬 속 얼굴로 대체되는 데 신라의 유적지 유물과 관객이 즉각적으로 연결되는 경험을 맛보게 했다. 두 사례에서 보듯 문화예술사업에 과학기술이 결합해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제시했다. 이번 ‘대릉원 녹턴’은 예술과 ICT의 결합에 의한 새로운 시각적· 감각적 콘텐츠로 관람객들에게 새로운 개념의 역사교육 현장을 제공했다는 의미를 가질 것이다. 이번 행사가 경주시가 추진하는 ‘스마트 관광 시대’를 알리는 신호탄이 되길 바란다”
경주=오경묵 기자 okmoo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