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솔 기자
사진=이솔 기자
앞으로 태풍과 같은 자연재해 방송에서 태풍 이동 경로와 함께 다양한 통계정보를 볼 수 있게 됐다. 내년 초 '통계청 자연재해 SGIS' 서비스가 시작돼서다. 그간 재난방송은 태풍의 경로, 강우량, 풍속과 같은 기초정보만 제공했다.

1일 통계청에 따르면 내년부터 태풍 등의 이동 경로 내 반지하 가구, 고령층 가구, 어린이집, 사업체 등 여러 통계정보가 '자연재해 SGIS'을 통해 제공된다. 자연재해 SGIS는 인구, 주택, 경작지 등 통계정보를 지리정보에 융합한 국민 안전 시각화 서비스다.

행정안전부의 자연재해 현황에 따르면 2021년 태풍, 호우, 폭설 등 자연재해는 30건으로 20년 전(6건)보다 크게 늘었다. 반면 같은 기간 자연재해로 인한 사망, 실종 등 인명피해는 82명에서 42명으로 줄었다.

재난방송은 물론, 관계부처가 자연재해 SGIS 정보를 실제상황에서 실시간 활용한다면 재난관리 조기경보 체계 강화로 안전 사각지대를 확실하게 줄일 것으로 보인다는 게 통계청의 설명이다.

실제로 지난해 말 제11호 태풍 힌남노 특보 정보와 SGIS 통계정보를 융합해 태풍 이동 경로별 인구, 주택, 농어업, 사업체 등 공간정보를 시범 분석한 바 있다. 분석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9월 6일 오전 6시 기준 폭풍 반경 내 65세 이상 가구는 48만1696가구였다. 그중 1979년 이전에 건축한 노후주택에 거주하는 65세 이상 인구는 9만 4988명이었다.

올해에는 반지하주택, 어린이집 등 재해 취약 대상에 해당하는 자료를 검토하여 확대 구축하고, 통신사 유동 인구 등 빅데이터 추가도 검토 중인 것으로 조사됐다.

아울러 통계청은 재해특보 생산기관인 기상청 등과 함께 재난주관방송사와의 논의를 준비하고 있다. 태풍 이동 경로에 따른 노후주택, 반지하주택, 고령층 가구 등 안전 사각지대를 시각적으로 보여주고 대비할 규모를 미리 알려주는 데 의미가 있다는 판단이다.

통계청은 "통계정보와 태풍 등의 특보를 융합한 정보가 자연재해로부터 국민 안전 지킴이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한편 앞서 지난해 9월 윤석열 대통령은 태풍 힌남노 비상대기 상황에서 "제일 중요한 게 주민 대피인데 사전에, 적시에,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집단적 인명피해가 일어날 수 있다"며 자연재해 피해 범위 예측의 중요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김세린 한경닷컴 기자 celine@hankyung.com